“욕하셨을 것 같은데…뱅크샷이 날 살려” 당구여왕 김가영, 챔피언 복귀에도 채찍부터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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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양=김용일기자] “보신 분들이 욕하셨을 텐데, 뱅크샷이 날 살렸다.
”
‘당구여왕’답게 챔피언 자리에 복귀했음에도 자기 부족한 것을 먼저 돌아봤다.
한국 여자 당구 ‘간판스타’ 김가영(하나카드)은 23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LPBA 5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커리어 첫 우승에 도전한 김상아와 겨뤄 세트 스코어 4-1(11-4 10-11 11-4 11-4 11-3) 승리를 거두고 우승했다.
상금 30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이날 그는 에버리지 1.102를 기록했다.
전체 54점 중 절반이 넘는 28점을 뱅크샷(2점)으로 해결해 눈길을 끌었다.
평소보다 유독 많은 뱅크샷 비율.
경기 직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가영은 “뱅크샷을 본래 잘 치지 않는데 흐름상 칠 수밖에 없더라. 다른 공이 있는데 뱅크샷을 선택한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쳤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뱅크샷을 본래 좋아하지 않는다.
디펜스가 안 된다”며 “공교롭게 오늘 많이 나왔다.
성공률이 좋은 편이 아닌데, 괜찮더라. 진짜 뱅크샷 때문에 이긴 것 같다.
다른 공은 안 좋았다.
준결승 때부터 난조였다.
스트로크가 마음에 안 드는데,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 되겠지’하고 결승을 치렀다.
정말 나를 살린 게 뱅크샷”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훈련 중에서도 뱅크샷 비중을 늘린 적은 없단다.
김가영은 “그저 ‘뱅크샷을 잘 치려면 어떤 게 필요할 것인가’ 생각은 한다.
(잘 치는)시스템은 비슷하게 책에도 나와 있다.
어느 선수는 잘 치고, 어느 선수는 못 친다.
그래서 솔루션을 찾으려고 나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똑같은 지점을 친다.
테이블 상태나 공 상태, 나의 팔 상태, 스냅을 썼을 때나 안 썼을 때 등 같은 지점을 쳐도 범위 차이가 크기에 나만의 공식을 만들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김가영은 지난 1월4일 열린 2022~2023시즌 5차 투어(NH농협카드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9개월 19일 만에 정상에 올랐다.
통산 6번째 우승으로 스롱 피아비(6회)와 통산 최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올 시즌 개막 투어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아쉽게 준우승했으나 4개월 만에 다시 결승 무대를 밟아 당구 여왕다운 기운을 뽐내며 포효했다.
그는 “오랜만에 우승해서 감회가 새롭다.
그간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도 있고, 상대도 잘했다.
김민아와 두 번 쳤는데 나도 나쁘지 않았는데 그가 참 잘했다”며 “그래도 본선까지 꾸준히 올라갔는데, 무언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김가영은 뱅크샷 외 나머지 경기력은 너무나 부족했다며 스스로 자책했다.
“마지막에 10-2로 앞섰을 때도 불편했다”고 강조한 그는 “(경기를 내보내는) 유튜브를 보시는 분들이 댓글에 욕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김가영이 칠 공의 수준일 텐데’라고 하시지 않았을까. 아마 지금은 그분들이 더 정확할 것이다.
나보다 훨씬 고점자 아마추어분도 많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말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다.
컨디션이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 대신 잇몸이고, 내가 지닌 것을 쏟아부어 해야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겠다.
아끼지 않고 내 안의 능력을 모두 꺼내고, 다 쏟아부어 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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