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벌떼마운드+확실한 노림수’로 2연승 휘파람…PO 진출확률 75% “페디 앞세워 창원서 끝낸다”[준PO2]

[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단기전. 뒤가 없는 경기다.
단판승부는 아니지만, 패넌트레이스처럼 다음 맞대결을 기약할 수 없는 무대다.
그래서 기선 제압이 필요하고, 1점 싸움에서 흐름을 움켜쥐어야 한다.

2023 KBO리그 정규시즌 4위 NC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75%를 등에 업었다.
NC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을 7-3으로 이겼다.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2이닝 만에 4점을 뽑아 기세를 올렸지만, 상대 주포 한유섬에게 연타석 홈런을 얻어맞아 1점 차로 쫓겼다.



끝을 알 수 없는 경기에서 올해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르고 있는 포수 김형준이 역투하던 문승원에게서 도망가는 홈런을 뽑아내자 경기는 급격히 기울었다.
김형준의 홈런 뒤 도태훈이 운이 따르는 몸에 맞는 볼로 흐름을 이었고,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손아섭이 또 한 번 행운의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손아섭의 타구는 1루 파울선을 타고 빠르게 굴렀는데, SSG 최주환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미트를 맞고 익사이팅 존으로 흘렀다.
SSG는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페어였다는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2사 2루에서 박건우가 중전 적시타로 손아섭을 불러들여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1차전 1점 차(4-3) 신승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NC는 이날 승리로 PO 진출 확률 75%를 품에 안았다.
3선승제로 치른 지난 14번의 준PO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경우는 여덟차례 있었는데, PO 무대를 밟은 경우는 여섯 번이었다.
정규시즌 마지막날까지 3,4위 쟁탈전을 펼친 끝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내려간 NC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NC는 준PO에서 이른바 ‘벌떼마운드’로 상대가 흐름을 잡을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20승 투수 에릭 페디가 전완근 타박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태이기도 하지만, 선발자원 중 ‘빅게임 피처’가 없다는 것을 활용한 셈이다.



선발투수로 나선 송명기가 3이닝 2안타(1홈런) 2실점하자 왼손투수 최성영이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졌다.
그 뒤를 이재학(사이드암) 김영규(왼손) 류진욱(사이드암)이 릴레이 등판해 SSG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다.

흔들리는 김광현을 마운드에 계속 세워둔 것이나, 구원등판한 문승원을 8회에도 등판시키는 등 ‘뒤를 생각하는 경기 운영’을 한 SSG 벤치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타선도 차이가 컸다.
NC 타선은 노림수를 구체화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SSG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1회 3점을 뽑아내는 과정에 낮은 속구는 철저히 버리고 살짝 높게 날아드는 구종을 공략했다.
노림수가 명확하니 공을 자신있게 때려냈다.



특히 주자 뒤로 타구를 보내려는 움직임이 돋보였는데, 1회초 권희동의 우전 적시타나 8회초 박건우의 중전적시타 등은 확신이 없으면 만들어내기 어려운 스윙이었다.
박건우는 3안타 2타점으로 준PO 2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반면 SSG는 힘이 잔뜩 들어가 밀어내는 듯한 스윙으로 일관했다.
투구궤적이 다른 투수들이 잇달아 등판했지만, 한 방을 노리는 큰 스윙으로 일관하다 기회를 놓쳤다.
1,2회 무사 1루, 3회 무사 1,2루 등 흐름을 대등하게 만들 기회를 ‘모 아니면 도’식 스윙으로 날려버린 건 디펜딩챔피언답지 않은 모습이다.



NC보다 준비기간이 길었지만, 뒤가 없는 단기전의 특성을 간과한 운영으로 디펜딩챔피언의 가을잔치를 단기전으로 만들게 생겼다.

2승을 안고 홈으로 돌아가는 NC는 홈 팬에게 플레이오프를 선물할 태세다.
지난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으로 창원NC파크 개장 첫 포스트시즌을 치렀는데, 2승을 안고 준PO를 치른다.
홈에서 승전고를 울리면 정규시즌 2위인 KT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격돌하게 된다.



불펜진 소모가 컸던만큼 3차전에서 끝내겠다고 각오한 NC는 페디를 선발로 예고했다.
‘게임 체인저’를 선언한 NC가 가을잔치 판세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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