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시간은 짧았고, 예상보다 생각보다 강했다.

UFC 플라이급 파이터 박현성(30)이 강자 타이라 타츠로(25)에게 생애 첫 종합격투기(MMA) 패배를 당했다.

박현성이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메인이벤트가 끝난 뒤 타이라 타츠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UFC 제공

박현성은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티아라 vs 박현성’ 메인 이벤트에서 2라운드 1분6초만에 타이라 페이스 크랭크에 무너졌다.

티아라는 UFC 플라이급 랭킹 6위, 박현성은 그 밖에 있는 선수다.
그런 박현성이 타이라와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보여줬던 잠재력이 무궁무진했기 때문이다.
박현성은 이 경기 전까지 MMA 전적 10승 무패를 기록 중이었고, UFC에서 치른 2경기에서도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타이라는 지난해 9월 플라이급 랭킹 1위 브랜든 로이발에게 첫 패배를 당한 뒤 이날 랭킹 4위인 아미르 알바지와 만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알바지가 경기를 포기하면서 박현성이 대신 경기를 뛰게 됐다.
박현성 역시 10일 같은 장소에서 스티브 얼섹을 만나기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박현성은 UFC 측 부탁을 받아 경기를 수락했다.
얼섹이 타격가라면 타이라는 그래플러로 경기 전략부터 수정해야 했지만 박현성은 경기 5일을 남기고 타이라를 만나기로 했다.
타이라를 잡을 경우 박현성은 곧바로 타이틀전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주가가 수직상승할 수 있는 경기였다.
박현성은 정찬성 이후 처음으로 UFC 대회 메인이벤터로 나섰고, UFC 처음으로 한일전 5라운드 경기를 갖게 됐다.

1라운드 레그킥으로 탐색전을 시작한 박현성은 다양한 펀치 페이크를 주며 타이라에게 혼란을 줬다.
하지만 1분이 지나자 타이라는 한박자 빠르게 박현성 쪽으로 파고 들었다.
이에 당황한 박현성은 백스텝을 밟았지만 타이라 스트레이트에 안면을 내주고 뒤로 넘어졌다.
180cm 긴 리치를 자랑하는 타이라 펀치 거리가 예상보다 길었던 탓이다.
이후 그라운드 공방전이 펼쳐졌다.
타이라는 집요하게 박현성 뒤를 노렸고, 박현성은 끝까지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2분을 남기고 허리를 세운 박현성은 손목싸움을 펼치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몸을 다리로 잠근 타이라는 박현성 목을 노렸고, 박현성은 팔꿈치와 주먹으로 소소한 공격을 펼치며 이를 방어했다.

1라운드 그라운드 하위 포지션에서 시간을 보낸 박현성은 2라운드에서 반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미 박현성은 1라운드에서 내줬던 펀치를 너무 경계한 듯 복잡해 보였다.
타격을 경계하던 박현성은 타이라 카운터 태클을 막지 못했고 다시한번 그라운드로 끌려갔다.
백 포지션을 잡은 타이라는 목을 내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박현성의 턱을 누르기 시작했고, 얼굴에 압박을 가하는 페이스 크랭크를 걸었다.
버티던 박현성은 결국 탭을 치고 말았다.
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