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마지막 모의고사를 전승가도로 장식했다.
한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이 평가전 4경기를 모두 이기면서 파죽지세를 달리고 있다.
패기와 노련함으로 똘똘 뭉쳐 신구조화의 힘으로 일군, 말 그대로 ‘압승’이었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일본(11, 13일)과 카타르(18, 20일)와 각각 두 차례씩 맞붙어 평균 16.3점 격차를 냈다.

귀화선수 출전 없이 만든 성과이기에 더 뜻깊다.
물론, 일본과 카타르는 이번 평가전서 최고 전력을 꺼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208㎝의 조시 호킨슨(일본)과 NBA 출신의 브랜든 굿윈(카타르) 등 상대 귀화선수들은 분명히 위협적이었다.
이들의 아성을 뛰어넘어 연거푸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황금세대’의 두터운 존재감 덕분이다.

이번 대표팀은 2000년 이후 출생 선수만 5명, 나아가 1999년생을 포함하면 9명이나 된다.
선수단 전체 평균 연령이 27.6세를 자랑할 정도로 젊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선봉장 활약을 펼친 ‘해외파 듀오’ 이현중(일라와라)과 여준석(시애틀대)이다.
4경기 동안 차례로 평균 21.3점, 18.3점을 올리는 등 득점 본능을 뽐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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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공격뿐만이 아니다.
“피에 굶주린 늑대처럼 달려들어야 한다”는 안 감독의 주문을 십분 수행한 바 있다.
2m가 넘는 장신을 활용, 평가전 내내 몸을 내던지는 등 골밑 싸움에 허슬 넘치는 수비까지 여러 차례 선보였다.

심지어 예측 불가능한 화려함도 겸비했다.
여준석은 20일 카타르와의 두 번째 경기 도중 양준석(LG)이 내준 패스를 그대로 이어받아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켜 많은 탄성을 자아냈다.
이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수장은 당연히 칭찬 일색이다.
대표팀에 새 에너지를 북돋아 주는 두 선수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평가다.
그는 “이현중과 여준석의 합류로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두 선수 덕분에 높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할 수 있다”며 “우리 팀 선수가 코트 위에서 넘어지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선수들 아닌가. 특히 이현중은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부터 허슬 플레이까지 예년보다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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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중심에 선 황금세대를 향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온 선수들이 한국에서 뛰고 있는 동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안 감독은 “국내파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컵 출격을 앞두고 찰떡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 양준석과 이정현(소노), 유기상(LG), 하윤기(KT) 영건 등이 대표적이다.

2주 뒤면 본 무대에 오른다.
한국은 오는 8월5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이른바 ‘죽음의 조’에서 생존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조별리그 A조에서 호주와 레바논, 카타르 등 난적들과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옥석 고르기가 남았다.
15명 명단서 3명이 제외된다.
안 감독은 “잠이 안 온다.
여태까지 함께 땀 흘리고, 고생했는데 누군가 빠져야 한다는 게 벌써 가슴 아프다.
지금 열 손가락 다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21일 오전 경기력향상위를 개최했고, 최종명단 공식 발표가 곧 있을 예정이다.
귀화선수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선수단 재소집이 내일(22일)이다.
훈련 및 담금질을 거쳐 8월1일 사우디로 출국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