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공식 홈페이지

기적을 뒤로 하고 다시 찾아온 내리막길을 이겨내야 한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2주 차 4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25-19 17-25 25-19 20-25 14-16)으로 석패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성적표는 1승7패가 됐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예선 1주 차 일정에서 4전 전패를 당했다.
승리 제물로 삼을 만했던 체코에 패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2주 차 튀르키예 일정에서 기적을 한 차례 맛봤다.
첫 상대였던 강팀 캐나다를 3-2로 잡아내며 귀중한 첫 승리와 승점(2점)을 빚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벨기에-튀르키예-도미니카 공화국 등에 연달아 패하며 3연패 수렁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의 순위는 전체 18개국 참가국 중 17위다.
7전 전패를 기록 중인 세르비아만 뒤에 있다.
FIVB 랭킹 34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꼴찌를 면해야 내년에도 VNL에 잔류한다.
명예회복도 간절하다.
한국은 2022, 2023년 대회에서 모두 12전 전패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승10패로 15위였다.
이번 대회에서 더 나아진 성적표를 기대하는 중이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이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공식 홈페이지

이날 펼친 도미니카전은 아쉬움이 짙게 남은 한판이었다.
세계 최강 튀르키예전에서 체력관리에 들어갔던 주장 강소휘(한국도로공사), 육서영(IBK기업은행) 등 주포들이 돌아와 나란히 20득점으로 활약했고, 이선우(정관장)도 16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안타까운 역전패였다.
1세트부터 초반 5점 차 열세를 극복하며 먼저 웃었고, 세트스코어 균형이 맞춰진 3세트는 일찍부터 상대를 몰아쳐 25-19 대승을 일구는 등 승기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4세트에서 상대 주포 엘리자베스 마르티네스를 막지 못하며 무너졌다.
최종 5세트에서는 11-14에서 듀스를 만드는 집념을 보여줬지만, 끝내 승리를 잡아채지 못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지막 예선을 준비해야 할 때다.
다음 달 9일부터 일본 지바에서 열리는 3주 차 일정에서 반드시 승리를 추가해야 강등권을 피할 수 있다.
한국은 차례로 폴란드, 일본, 불가리아, 프랑스를 만난다.
현실적으로 상위권에 포진한 폴란드(2위·승점21), 일본(5위·승점18)의 벽은 높다.
3승 라인에 포진한 프랑스(11위·승점10), 불가리아(13위·승점9)를 상대로 승리 수확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장 강소휘가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국제배구연맹(FIVB)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