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마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축구팬들에게 “과도한 비판은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준다”며 진심 어린 호소를 전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을 둘러싼 여론의 비판을 두둔하며 “긍정적인 시선도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0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미 이라크전에서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대표팀에 이날 경기는 자축 무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경기장은 마냥 축제 분위기만은 아니었다.
경기를 앞두고 홍 감독의 이름이 전광판에 소개되자 일부 관중석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연임과 홍 감독의 선임 과정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팬심에 불을 지핀 상태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감독님과 협회에 대해 공격적인 얘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감독님이 보스고, 우리는 축구협회 소속 선수입니다.
너무 비판만 하면 저희도 타격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저희도 월드컵에서 더 잘할 수 있어요.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그는 비슷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강인은 “요즘 유튜브나 기자 분들께서 협회 관련 비판을 많이 하시는데, 과하면 선수들에게도 좋지 않아요. 오늘처럼 빈자리가 많은 경기는 제가 대표팀 와서 처음인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토로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을 앞둔 그는 “지난 대회 때는 최종예선을 거의 뛰지 못하고 막판에 합류했지만, 이번엔 더 많은 경험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꿈을 하나씩 현실로 바꾸는 중인 이강인은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이미 이뤘다.
PSG 소속으로 지난 시즌 후반기엔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팀은 UCL 정상에 올랐다.
이제 그의 마지막 목표는 ‘월드컵 우승’이다.

그는 “PSG에서 큰 대회 우승을 경험하면서, 정말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가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란 걸 느꼈어요. 1년 동안 잘 준비해서 어릴 적 꿈이었던 월드컵 우승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이적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근 나폴리(이탈리아)로의 이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는 “구단과 직접 얘기하는 부분은 없다.
나도 기사로 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양다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