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현 LG 감독. 사진=KBL 제공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5월입니다.
”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외쳤다.
프로농구 LG의 수장 조상현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첫 승리를 마주했다.
17일 잠실체육관에서 끝난 SK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7차전서 62-58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만들며 LG의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일궜다.

경기 후 만난 조 감독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5월이다.
4강전에서 조동현 감독(전 현대모비스)과 전희철 감독(SK)을 만나면서 농구를 다시 배웠다.
감독님들이 이제껏 파이널을 어떻게 하셨나 싶었다”면서 “시작부터 힘든 시즌이었는데,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낸다”는 소감을 전했다.

조상현 LG 감독. 사진=KBL 제공

감사한 사람이 너무 많다.
혼자만 일군 우승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조 감독은 “내가 찡찡거리고 부족한 점이 많다.
LG 모든 식구, 코치, 스태프들 모두가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시리즈 동안 2~3시간 잤다.
팬들에게도, 인사드릴 분들에게도 인사를 드린 뒤 우리 강아지 다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조 감독은 노란 물결을 만들어준 팬들 덕분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실제로 시리즈 내내 홈 원정 상관없이 노란 물결이 일었다.
LG 팬의 사랑은 선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조 감독 역시 애정의 대상이다.
세바라기의 사랑을 듬뿍 받는 조 감독의 애칭은 ‘LG 1옵션’과 ‘뚱냥이(뚱뚱한 고양이)’다.
그는 “포스트시즌 치르면서 세바라기 팬들께 어떤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차차 직접 감사를 드리겠다”고 미소 지었다.

조상현 LG 감독. 사진=KBL 제공

2022년 LG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부터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3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특권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은 챔프전 코트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염원했던 감독으로서의 우승이 너무 힘겹게만 느껴졌다.
마침내 올 시즌 자신의 힘으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 모두 우승한 한국농구연맹(KBL) 3호 감독이 됐다.
앞서 선수로서 1999~2000시즌 SK에서, 코치로서 2015~2016시즌 오리온에서 우승한 바 있다.
“솔직히 욕심 있었다”고 웃은 조 감독은 “전희철 감독이 다 해보셔서 꼭 해보고 싶었다.
근데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만들어주는 거다.
고맙다”고 말했다.

정규리그서 8연패, 챔프전에서 3연패. 참 쉽지 않은 숫자였다.
조 감독은 “3연패가 더 힘들었다.
0%의 기적을 조상현이 만들어주는구나 싶었다.
팀을 위해 (허)일영이가 잘해주고 양준석, 유기상, 정인덕, 타마요 같은 선수들이 잘해줘서 오늘의 결과가 나왔다”면서 “작년에 파이널 진출 실패하면서 과감한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중간에 이적생들이 빠지면서 스트레스도 받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조상현 LG 감독. 사진=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