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뽁” ‘독고진 유행어’로 선수들에게 웃음 준 정관장 고희진 감독의 심리전이 통했다. ..0-2 벼랑 끝에서 3-2로 ‘극∼뽁’해냈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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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기억하는가. 주인공 독고진(차승원)의 유행어 ‘극~뽁’이 대히트를 쳤다.
14년도 더 된 유행어가 벼랑 끝에 몰린 정관장을 기사회생시켰다.

사연은 이랬다.
2011~12시즌 이후 13년 만에 여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정관장. 지난 시즌엔 ‘대전의 봄’이 플레이오프에서 멈춰섰지만, 이번엔 달랐다.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건설을 2승1패로 힘겹게 누르고 그토록 바라던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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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관장 선수들의 몸 상태는 성치않았다.
지난 2월말 GS칼텍스와의 연전에서 왼쪽 발목인대 파열 부상을 입은 부키리치와 박은진은 봄 배구를 앞두고 극적으로 복귀했지만, 매일을 통증과 싸우는 상태다.
여기에 무릎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2차전을 빠졌던 염혜선에 플레이오프 3차전에 등 근윤 손상을 입어 챔프전 1차전을 뛰지 못했던 주전 리베로 노란까지. 부상자가 너무나 많았다.
흥국생명은 주전 모두가 100% 건강해도 이길까 말까한 강적이었다.
부키리치는 이틀에 한 번 씩 뛰는 강행군에 점프력이 점점 낮아졌다.
부키리치의 성치 않은 몸 때문에 메가에게 공격부담이 배가가 됐고, 염혜선은 경기 때마다 무릎을 부여잡았다.

인천 원정에서 치른 1,2차전을 모두 패했다.
1차전은 변명의 여지 없는 0-3 셧아웃 완패. 2차전은 1,2세트를 먼저 따내고, 3세트도 22-20으로 앞서며 셧아웃 승리를 거두는가 했지만, 그때부터 살아난 ‘배구여제’ 김연경의 ‘원맨쇼’에 내리 세 세트를 내주며 리버스 스윕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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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전을 모두 내주며 패색이 짙은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4일 3차전을 앞둔 아침부터 선수들에게 독고진의 유행어 ‘극~뽁’을 외치고 다녔다.
주전 세터 염혜선의 말에 따르면 아침에 만날 때마다 ‘극~뽁’을 해대서 힘들었다고.

그러나 고희진 감독의 ‘극~뽁’은 효과가 있었다.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13년 만에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 관중석은 가득 찼다.
물론 절반은 김연경의 현역 마지막 경기를 기대하고 온 흥국생명 팬들도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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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트를 내줬다.
특히 2세트는 34-34까지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김연경에게 오픈과 페인트 공격 한 방씩을 내주며 패했다.

이제 정관장에게 남은 세트는 딱 한 세트. 이것마저 내주면 3전 전패로 허무하게 13년 만의 챔피언결정전이 막이 내리는 위기 상황이었다.

이때 정관장 선수들의 ‘극~뽁’이 시작됐다.
1,2세트만 해도 범실이 두려워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부키리치의 공격이 과감해졌다.
2세트를 마치고 고희진 감독이 “범실을 두려워해서 그냥 공을 넘겨주지 마라. 저쪽은 김연경, 투트쿠가 좋아서 그냥 넘겨주면 우리 실점이다.
실점을 해도 공격을 과감하게 해서 주는 게 낫다”라고 부키리치에게 조언했다.
하루 건너 경기를 하고 있지만, 오히려 몸 상태가 더 나아지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다던 부키리치. 경기 전날 팀 내에서 유일하게 공격 훈련을 소화한 부키리치의 공격포가 살아나자 메가에 대한 집중견제도 풀렸다.
3세트 메가, 부키리치 각각 7점으로 이날 첫 세트를 따냈고, 4세트에도 메가와 부키리치가 각각 6점을 따내며 결국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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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김연경이 버티는 흥국생명이지만, 좌우에서 터지기 시작한 메가와 부키리치를 잡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5세트에도 메가가 6점, 부키리치가 5점을 폭발시켰다.
전날 공격 훈련에서 직선코스 공격 위주로 연습했다던 부키리치는 10-8에서 회심의 직선 코스 공격이 절묘하게 흥국생명 코트에 꽂혔다.
여기에 13-10에서는 결정적인 서브에이스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마무리는 메가의 몫이었다.
14-10에서 김연경에게 공격이 한 차례 막힌 메가는 두 번 실수 하지 않았다.
14-11에서 한 합의 공격으로 이날 경기를 끝냈다.
정관장의 ‘배수진’, ‘극~뽁’이 빛나는 한 판이었다.
메가가 무려 40점, 부키리치도 31점을 터뜨렸다.
김연경이 29점으로 분전했지만, 흥국생명은 이제 2년 전 당했던 사상 초유의 챔프전 ‘리버스 스윕’ 패배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올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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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승장’ 고희진 감독은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라고 생각한다.
정상적인 몸 상태였다면 그런 표현을 쓰지 않을텐데. 챔피언 세트를 내어주고 3-2 역전을 해냈다는 것은 다시 못 볼 경기인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감동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2세트까지 벼랑 끝에 몰린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딱 한 세트’를 주문했다.
그는 “한 세트만 따자고 했다.
0-3으로 끝나버리면 너무 아쉬우니까. 딱 한 세트를 따내자고 했다.
그런데 3세트 초반에 점수차를 벌리길래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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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부터 몸이 좋지 않은 부키리치를 대신해 공격을 더 많이 때리다 과부하가 걸린 메가도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 고희진 감독은 메가의 남자 친구까지 꺼내면서 투혼을 부탁했다.
그는 “메가에게 ‘디오가 이 한 경기만 보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면 아쉽지 않겠냐. 한 세트만 더 해보자’라고 말했더니 살아나더라. 정말 정신력이 대단한 것 같다”라고 치켜세웠다.

1차전 등 근육 손상으로 결장했다가 2차전부터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노란도 고희진 감독은 극찬했다.
“정말 대단하다.
무남독녀 외동딸인데, 아버지도 운동을 해서 독하게 키웠다.
스파르타식으로. 많이 아픈데도 뛰겠다더라. 저런 투지있는 정신력 있는 선수들을 만난 저는 정말 복받은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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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을 앞두고 고희진 감독은 스스로를 ‘인천상륙작전을 앞둔 고아더’라고 칭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의 발끝이 좀 보이는 상태. 이제 다시 ‘인천상륙작전, 고아더’ 얘기를 해도 되느냐고 묻자 고 감독은 손사래를 치며 “아직 그 얘기를 꺼낼때는 아닌 것 같다.
오늘은 ‘극~뽁’으로 써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대전=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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