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홍명보호, 25일 요르단전 비장의 '필승카드'는 '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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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 24일 기자회견, 요르단전 '영건' 출격 시사
배준호 양현준 양민혁 엄지성 등 할약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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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포워드 오현규가 지난해 10월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23분 추가골을 넣은 뒤 감격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은 25일 요르단과 홈 8차전에서 오현규를 비롯한 '영건'들을 출격 대기시켜 놓고 있다./암만=KFA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위기의 홍명보호가 '프레시'한 선수들로 요르단전을 돌파할 수 있을까.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홍명보 감독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8차전 홈 경기를 하루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출장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홍명보 감독은 "부상 선수 포지션에 다른 선수가 나가는 건 당연하다. 프레시한 선수가 몇 명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현준(셀틱)을 비롯해 2006년생 윙어 양민혁(퀸스파크 레인저스), 엄지성(스완지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을 누비는 비교적 '프레시'한 영건들이 출전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양현준과 배준호는 오만전 후반 교체 멤버로 활약했으나 양민혁과 엄지성은 아직 출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요르단 원정에서 골을 터뜨린 23세의 '영건' 오현규(헹크)도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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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홍명보 감독은 요르단과 홈 8차전에서 프레시한 영건들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양종합운동장=박헌우 기자

한국은 지난 20일 오만과 7차전에서 '중원 핵심'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백승호(버밍엄시티)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고 훈련 도중 부상한 정승현(알와슬)까지 요르단전을 앞두고 소집해제하면서 대체 선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강인과 백승호는 각각 왼쪽 발목,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쳤고 정승현은 오만전을 치르기도 전에 훈련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해 대표팀을 떠났다.

3월 안방 2연전 승리로 월드컵 11회 연속 본선진출을 희망했던 홍명보 감독으로선 의외의 악재를 만나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가동할 예정이었던 '프레시 카드'를 미리 빼들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린 셈이다. 홍명보호는 '수비의 핵' 김민재(바에에른 뮌헨)를 일찌감치 소집 해제한 데 이어 이강인 백승호 정승현까지 전열에서 이탈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오만전을 1-1로 비기면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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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예선 B조 7차전 순위./AFC

문제는 요르단이 최상의 전력으로 한국과 8차전에 나선다는 점이다. 조기 진출 확정을 노리던 홍명보호가 '부상의 덫'에 걸려 신음하는 사이 요르단은 '요르단 살라' 무사 알 타마리(스타드 렌)가 복귀하면서 팀 순위 2위까지 오르며 월드컵 본선 직행을 노리고 있다. 프랑스 리그1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알타마리는 지난해 2월 한국과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를 견인한 요주의 인물이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예선 3차전 원정 경기에서는 알타마리가 부상으로 빠진 요르단에 2-0 승리를 거둔 바 있으나 홈 8차전에서는 역으로 우리가 부상 선수가 많은 가운데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됐다.

홍명보 감독 역시 알 타마리에 대해 "기량이 굉장히 좋고 위협적인 선수다. 알타마리의 아시안컵 당시 움직임을 선수들과 공유했고, 오늘 최종 훈련에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할 것이다. 알타마리를 얼마나 잘 마크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프레시한 카드가 얼마나 잘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예상치 못한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는 홍명보 감독으로선 새로운 멤버들이 기존 멤버들과 함께 얼마나 공수의 균형을 잘 잡고 조직력을 발휘하게 될지 걱정되는 부문이다. 홍명보 감독 역시 이점을 의식해서인지 "조직력도 무시할 수 없다 보니 밸런스를 잘 잡아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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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과 아시안컵 4강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요르단의 유일한 유럽파 무사 알 타마리./AP.뉴시스

실제로 홍명보호는 오만전에서 전반 40분 동안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고 슈팅 한 번 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김민재가 빠진 상황에서 수비에 신경을 쓴 데다 공수 연결 고리인 미드필더 황인범까지 결장하면서 준비했던 게임 플랜을 전혀 펼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됐다. 이강인 투입 이후 공격이 살아나긴 했지만 홍명보 감독이 실토했듯이 3차예선 7경기 가운데 가장 힘든 경기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종아리 근육에 이어 발등 타박상 등 부상 여파로 오만전에 결장했던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요르단전에 출전한다는 점이다. 홍명보 감독은 "황인범은 생각보다 좀 더 몸 상태가 좋고, 본인 의지도 강하다"며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인범은 중앙 미드필더로 파이널 서드로의 창의적 패스가 가능하고, 공수를 조율할 수 있는 플레이 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지니고 있다. 날카로운 중거리 슛도 강점이다.

'영건 카드'는 홍명보호의 도박성 강한 '고육책'이다. 황인범과 '영건'들로 기대한 승점 3점을 획득한다면 홍명보호는 고비를 넘기게 된다. 하지만 만약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전체적인 전략과 전술 운영이 비판의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다. 객관적 전력에서 절대 우위에 있던 오만과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요르단과 8차전에서 경험 많은 선수들을 기용했다면 실리와 명분을 다 챙길 수 있었는데 오만전을 비김으로써 자칫하면 '게도 구럭도 다 놓칠 수 있는 처지'로 내몰렸다. 오만전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한 데다 정작 중요한 경기에서 젊은 선수로 대결하는 어려움을 자초했다. 스타 선수 위주 기용의 함정에 빠져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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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에서 펼쳐지는 한국-요르단전은 본선 직행 티켓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3차전 장면./AFC

홍명보호로선 황인범의 가세로 포워드 신구조화의 조직력에 기대를 건다. 젊은 포워드인 오세훈 오현규와 경험이 풍부한 손흥민 황희찬 이재성, '영건' 배준호 양현준 양민혁 엄지성등이 위기에서 역량을 발휘해준다면 지금까지의 우려를 깨끗하게 날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은 지난해 11월 팔레스타인전에 이은 2연속 무승부와 함께 4경기 연속 실점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다. 한국은 B조에서 7차전까지 승점 15(골득실 +7)로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요르단(승점 12, 골득실 +6), 3위 이라크(승점 12, 골득실 +2)에 근소한 차이로 추격을 받고 있다. B조 상위 1, 2위 팀만이 월드컵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만큼 요르단전에서 패할 경우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요르단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로 한국(23위)보다 낮다. 역대 전적에서는 4승 3무 1패로 한국이 앞서있다. 요르단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선수는 역시 아시안컵 4강전에서 득점을 기록한 스트라이커 야잔 알 나이마트(알아흘리)와 윙어 무사 알 타마리다. 요르단 축구 사상 최초의 유럽 진출 선수인 알 타마리는 '역발 오른쪽 윙어'로 뛰어난 개인기와 돌파력, 왼발 슈팅 능력을 갖췄다.

주발이 왼발이면서 오른쪽 윙어로 뛰는 알 타마리는 팔레스타인과 7차전에서 3-1 승리의 쐐기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이고 있다. 수비에서는 FC 서울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야잔 알 아랍이 센터백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요르단의 공격 듀오 알 나이마트와 알 타마리를 막고, 수비의 알 아랍을 뚫어야만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첫 경기보다는 모든 면이 좋아졌을 걸로 기대한다"며 "산불로 국가 재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표팀이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도록 꼭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하겠다"고 의욕을 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매진을 기록한 요르단전에서 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와 함께 3년 만에 전 관중 카드 섹션을 펼치며 한국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의 남자 A대표팀 3월 소집명단 (28명)

GK: 김동헌(김천상무),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조현우(울산 HD)

DF: 권경원(코르파칸), 김주성(FC서울),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상무),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태석(포항스틸러스), 정승현(알와슬/소집해제), 조유민(샤르자), 황재원(대구FC)

MF: 박용우(알아인), 배준호(스토크시티), 백승호(버밍엄시티/소집해제), 손흥민(토트넘), 양민혁(퀸즈파크레인저스),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 원두재(코르파칸), 이강인(파리생제르맹/소집해제), 이동경(김천상무),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튼)

FW: 오세훈(마치다젤비아), 오현규(헹크),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조 편성

△A조=이란/카타르/우즈베키스탄/아랍에미리트/키르기스스탄/북한

△B조=한국/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

△C조=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중국/인도네시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대한민국 경기 전적 및 일정

1차전 : 2024년 9월 5일 한국 0-0 팔레스타인 / 홈

2차전 : 2024년 9월 10일 오만 1-3 한국 / 어웨이

3차전 : 2024년 10월 10일 요르단 0-2 한국 / 어웨이

4차전 : 2024년 10월 15일 한국 3-2 이라크 / 홈

5차전 : 2024년 11월 14일 쿠웨이트 1-3 한국 / 어웨이

6차전 : 2024년 11월 19일 팔레스타인 1-1 한국 / 어웨이

7차전 : 2025년 3월 20일 한국 1-1 오만 / 홈

8차전 : 2025년 3월 25일 한국 vs 요르단 / 홈

9차전 : 2025년 6월 5일 이라크 vs 한국 / 어웨이

10차전 : 2025년 6월 10일 한국 vs 쿠웨이트 /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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