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 ‘우당탕’ 초반 수습한 두 ‘KS 1선발’… 제 몫 다하고 바통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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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두홍 기자

크게 넘어질 뻔 했지만, 잘 견뎠다.

종목 불문, 모든 다전제의 첫 경기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프로야구 가장 높은 무대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는 말할 것도 없다.
1차전 승리 팀의 KS 우승 확률은 74.4%(29/39)에 달한다.
시리즈에 임하는 모든 팀이 1차전 획득에 사활을 거는 까닭이다.

2023년의 대미를 장식하고자 외나무다리에 선 KT와 LG도 마찬가지였다.
7일 잠실야구장에서 베일을 벗은 1차전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꺼내든 선발 카드부터 필승 의지가 느껴졌다.
LG는 ‘외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KT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꺼내 들었다.
전후사정은 조금 달랐지만 분명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2위 KT를 기다리며 이 경기에 모든 초점을 맞춘 LG는 당연하게도 켈리를 선택했다.
통산 포스트시즌(PS) 6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23(36⅓ 9자책점)으로 가을에 유독 강했다.
올 시즌 예년과 같은 강력함은 줄었지만, LG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다.

기대에 응했다.
6⅓이닝을 투구해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으로 2실점(1자책점)했다.
1회초 야수 실책으로 1점을 아쉽게 내줬고, 1-2로 맞이한 4회초에는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해 동점을 내주는 실점이 나왔다.
하지만 잘 버텨냈다.
수비의 도움도 컸다.
2회초에는 KS 통산 2호 삼중살이, 6회초에는 안타성 타구를 지우는 신민재, 문성주의 환상적인 호수비가 그를 도왔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박병호를 잡아낸 후, 장성우에 안타를 맞고 임무를 마쳤다.
LG 팬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로 그를 맞았고, 켈리는 뒤를 잇는 이정용에게 응원의 박수를 건네고 경기를 마쳤다.
불펜도 승계주자를 막아주며 역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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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두홍 기자

KT는 고영표로 맞섰다.
그의 등판은 켈리와 결이 달랐다.
이미 플레이오프(PO) 5경기를 치르고 온 KT였기에 로테이션상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켈리에 견주기 충분한 투수다.
올 시즌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174⅔이닝 54자책점)을 기록했다.
LG 상대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7.36(18⅓이닝 15자책점)으로 부진했다는 게 걸렸지만, 누가 뭐래도 고영표는 KT의 ‘토종 에이스’였다.

걸맞은 피칭을 했다.
1회말 상대 좌타 라인에 고전했고, 야수 실책까지 겹치면서 2점을 내주고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소임을 다했다.
피안타와 몸 맞는 공으로 궁지에 몰렸고, 상대의 적극적인 주루에 휘둘리기도 했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모두 제어했다.
고비를 모두 긴 그는 끝내 6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넘겼다.
팀 타선이 켈리에 묶였음에도 흐름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다.


고영표와 켈리, 모두 KS 1선발의 실력을 한껏 뽐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둘의 철통 방어 속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동점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축제의 시작에 어울리는 수준급 투수들의 연륜 넘친 투수전이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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