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리시브 효율 절대 우세에도…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에게 패한 이유, 두 글자로 설명 가능하다 ‘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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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24~202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맞대결. 대한항공은 블로킹과 서브, 리시브 효율에서 우위를 점했다.
서브 득점은 단 1개 차이라 변별력이 없다고 해도 블로킹과 리시브 효율에서는 두배, 약 15% 가량 앞섰기에 대한항공이 이겨야 맞는 경기다.
물론 범실에서 33-27로 대한항공이 6개가 많았다곤 하지만.
승점 추가에 실패하며 승점 47(15승9패)에 그대로 머문 대한항공은 승점 3을 챙긴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64, 22승2패)과의 승점 차가 무려 17까지 벌어졌다.
이제 두 팀의 남은 맞대결은 5,6라운드 두 번. 이를 대한항공이 모두 승리해 승점 6을 추가해도 승점 11이 차이가 난다.
나머지 차이는 다른 팀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하고 가장 강한 전력을 가진 대한항공마저도 4전 4패로 밀린 ‘최강 전력’ 현대캐피탈을 다른 팀들이 잡아내주길 바라는 것은 요행에 가깝다.
이는 곧 사실상 정규리그 1위는 이날 경기 결과로 인해 결정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얘기다.
1세트 초반 대한항공의 모든 서브는 허수봉에게 향했다.
리시브 라인에 서는 허수봉과 레오의 시즌 리시브 효율이 30% 아래로 다소 약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선수에게 고루 넣는 게 이상적이겠지만, 대한항공은 허수봉에게 목적타 서브를 집중시켜 공격리듬까지 흔들겠다는 의도가 분명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의 공격 작업을 최대한 흔드는 데 확실히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의 팀 리시브 효율을 21.92%까지 떨어뜨렸다.
허수봉의 리시브 효율은 6.67%(2/15, 범실 1개)에 불과했고, 리베로 박경민의 리시브 효율은 아예 0%였다.
11개를 받아 세터 머리 위로 정확하게 연결한 건 단 1개도 없었고, 서브득점을 2개나 허용했다.
2세트부터 선발 출장한 전광인의 리시브 효율도 22.22%(5/18, 1개 범실)에 불과했다.
주요 리시브 라인을 모두 흔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레오(쿠바). 그의 존재가 대한항공을 패배로 몰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레오는 현대캐피탈 리시브 라인 중 유일하게 제몫을 다 했다.
리시브 효율 45.83%(12/24, 범실 1개). 레오 덕분에 리시브 효율이 20%를 간신히 넘길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 덕에 세터 황승빈은 속공을 14개(정태준 8개, 최민호 6개)나 세팅해 9개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물론 이날 황승빈은 머리 위로 정확히 올라오지 않은 리시브도 속공으로 연결하는 장면을 몇 차례 연출했다.
과거 대한항공 시절 자신을 백업 세터로만 머물게 했던 선배인 한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기본적으로 투 블로킹, 많으면 쓰리 블로킹까지 따라붙는 오픈 공격은 가장 성공률이 떨어지는 공격이다.
리시브가 흔들리면 속공이나 시간차, 퀵오픈 등의 세트 플레이 구사가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오픈성으로 공을 뻥 띄울 수 밖에 없다.
레오는 2m6의 신장과 탁월한 점프력으로 블로킹 위에서 공을 때릴 수 있는 타점을 갖고 있어 오픈성 토스도 척척 해결해 낸다.
토스가 낮으면 순식간에 코트 빈 곳을 찾아내 그쪽으로 연타성 공격을 보내는 노련미도 갖추고 있다.
레오의 올 시즌 오픈 공격 성공률은 50%. 리그 유일의 50% 이상의 성공률을 보여주는 선수다.
과거 20대 초반이었던 삼성화재 시절인 2013~2014시즌엔 57.36%, 2014~2015시즌 56.24%라는 충격적인 오픈 공격 성공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때보다는 많이 내려왔어도 트라이아웃 제도 하에서는 여전히 최고 수준의 오픈 공격 성공률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리시브가 흔들려 올라오거나 상대 공격을 수비해내 올라오는 이단연결을 레오가 확률 높게 성공시킨 것이 대한항공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레오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23점을 몰아쳤다.
공격 성공률은 55.26%. 40% 중반대의 리시브 효율까지 공수겸장의 면모를 톡톡히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무적 행진에는 많은 원동력이 있다.
허수봉, 정태준의 성장, 황승빈을 개막 직전 트레이드해온 현대캐피탈 프런트의 기민함 등등. 그 중에서도 역시 가장 큰 원동력은 레오의 존재 그 자체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 소속으로 팀을 챔프전 준우승까지 이끈 레오지만,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자신의 배구철학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레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치명적인 범실을 저질렀다.
챔프전 준우승으로 인해 트라이아웃 지명권 추첨에서 구슬 개수가 두 번째로 적다는 것은 간과한, 만용 혹은 오판이었다.
이런 행운에 하나 더, 지난 시즌 4위였던 현대캐피탈에게 2순위 지명권이 나오면서 레오가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이 더블 행운은 2024~2025 V리그 남자부 판도를 뒤엎었다.
통합우승 4연패를 하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매년 5승1패, 도합 20승4패로 철저하게 짓밟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4전 4패다.
이로 인해 통합우승 5연패는 꿈도 꾸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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