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강신욱 교수가 계속 도전하는 이유 “운동하기 좋은 나라,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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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한체육회장 후보. 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운동하기 좋은 나라, 꼭 만들겠습니다.


“인생에서의 성공은 어떤 지위에 올랐느냐가 아니라, 장애물을 극복하고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
” 소설가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말이다.
강신욱 단국대학교 명예교수의 인생도 다르지 않았다.
평생을 ‘체육’ 한 길만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로는 예기치 못한 좌절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보란 듯이 다시 일어났다.
한층 단단해진 것은 물론이다.
이제 체육인으로서 ‘개혁’에 앞장서고자 한다.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한다.

◆ 두드리고 또 두드리는

첫 출마는 아니다.
2020년 진행된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서 2위에 자리했다.
전체 투표 수 1974표 가운데 507표, 25.6%의 지지를 얻었다.
앞서 2016년 통합체육회 첫 선거 때는 장호성 전 단국대 총장을 도와 선대본부장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사실상 세 번째 선거. 차곡차곡 쌓인 경험만큼 시야가 넓어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마음가짐 하나는 한결같다.
그때도, 지금도 “체육계, 이대로는 안 된다.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오히려 혼란이 가중됐다.
지난해 한국 스포츠계는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큰 풍파를 겪었다.
파리올림픽서 역대 최고 성적(금메달 13개)을 작성하고도 웃을 수 없었다.
낡은 체육계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이라는 쓴 패배를 맛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고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으나 이 또한 공정성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다시금 출마를 결심한 배경이기도 하다.
강 후보는 “지금의 혼란은 체육인들을 위한 정책이나 일을 하다 생긴 것이 아니지 않나. 특정인 또는 특정 집단이 욕심을 부려 생겨난 일”이라고 한탄했다.
깊은 한숨을 내쉰다.
강 후보는 “대한체육회의 1년 예산이 4500억원 정도”라며 “국민들의 체육 활동, 전문 엘리트 선수 발굴 및 육성 등 할 일이 많다.
안타깝게도 어느 순간 멈춰버렸다.
모든 걸 사회 탓으로 돌리기엔 대한체육회가 너무 무기력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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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한체육회장 후보. 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 체육 외길 인생

강 후보는 뼛속부터 체육인이다.
학창시절 축구부, 야구부 등에 몸담았다.
전공까지 했다.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하키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졸업 후엔 전농여중, 용산고 등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했다.
하키부 감독을 맡아 팀을 이끌기도 했다.
1989년부터 단국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로 일하다 정년퇴임 후 명예교수로 위촉됐다.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2005~2013년), 한국체육학회장(2016~2017년), 대한체육회 이사(2017년) 등도 역임했다.

그래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강 후보는 “평생을 교단에 있었지 않나.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뿐 아니라 체육 단체나 조직의 수장 역할도 많이 했다.
수많은 현장을 돌아다니며 그 누구보다 많은 것들을 보고 느꼈다”면서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한 쪽으로 편중되지 않은 균형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정통 체육인이라고 자부한다.
해결을 기다리는 여러 문제들을 전문적인 시각과 시선으로 풀어낼 수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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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한체육회장 후보. 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 기초부터, 확실하게

고민 또 연구한다.
핵심 공략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방체육회의 재정 독립 ▲중앙경기단체 재정 획기적 지원 ▲학교체육 혁신적 개선 ▲체육 지도자 및 심판 처우 개선 ▲대한체육회의 행·재정 구조 개선과 투명 경영 등이 그것이다.
끝이 아니다.
부지런히 전국을 누비며 체육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대한체육회의 시도체육회, 종목단체 임원 승인권 폐지 ▲시도 및 종목단체 선거관리 규정 개정 ▲관리단체 지정요건 강화 등을 추가했다.

가장 강조한 부분은 ‘지방체육회의 재정 독립’이다.
강 후보는 “지방체육회 수장들이 엄청난 고통에 빠져 있다.
자치단체가 돈을 쥐고 길들이려 하다 보니, 나쁜 형태의 정치 예속화가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체육진흥법을 바꿔서라도 예산의 일정 부분을 체육 예산으로 의무 교부하도록 하고자 한다.
지금은 최저생계비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더라. 재정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돼야 선수든 지도자든 애정을 가지고 임하지 않겠는가”고 밝혔다.

‘학교체육 혁신적 개선’도 강 후보만의 시각이 잘 드러난 대목이다.
강 후보는 “진통 끝에 2016년 국민생활체육회를 대한체육회에 통합했다.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도 있지만, 학교 체육을 정상화해야한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면서 “대한체육회서 얘기하는 학교 체육은 대부분 운동부 활동이다.
일반학생에 대한 관심이나 정책은 거의 없다.
선진국들은 클럽 활동을 굉장히 중요시하지 않나. 우리도 입시, 취업 등에 반영해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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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한체육회장 후보. 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 당당히, 기득권에 맞서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진행된다.
이번 선거가 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이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직무 정지 조치까지 취했지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3선 도전을 승인 받았다.

강 후보 역시 현 선거 시스템에 대해 물음표를 제기했다.
“사실상 깜깜이 선거”라며 “모든 것들이 기득권자들에게 유리한 구조다.
대한체육회 혁신을 위해선 기득권자들만의 특권을 없애는 것이다.
당선이 된다면, 3선 제도는 무조건 없앨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묻는다.
이 회장이 왜 저렇게 무리하면서까지 3선에 욕심을 내는지. 국가 지원을 받는 단체 수장이 수명을 연장하려 규칙을 고치는 것부터가 국민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자연스레 단일화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 회장에 대항하기 위해선 표를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 강 후보 역시 “기득권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뭉쳐야 하는 것은 자명한 논리”라고 말했다.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후보자 등록 마감을 앞두고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은 강신욱 후보를 지지하며 출마를 포기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물러나기도 했다.
몇몇 회동도 있었다.
아직까진 다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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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욱 대한체육회장 후보. 김두홍 기자 [email protected]

◆ 꿈꾸는, 그날을 향해

강 후보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모습은 무엇일까. ‘운동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강 후보는 “체육 분야만큼은 정말 오랜 시간 배우고 익히고 경험하고 느껴 왔다”고 운을 뗀 뒤 “우리나라를 운동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다.
운동하기 좋은 나라라고 하는 것은, 첫째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나라다.
두 번째는 운동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정정당당하게 대우받는 나라다.
꼭 실현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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