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 공포증’ 뚫은 KB손보, 파죽의 4연승… 노란 물결 매섭다

4연승에 성공한 KB손해보험 선수단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완벽히 정상 궤도에 올랐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2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원정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2(15-25 17-25 25-17 25-19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시즌 4연승과 함께 9승(9패)을 신고하면서 승점 26을 마크했다.
2위 대한항공(11승7패·승점36)과의 격차를 조금이나마 좁혔고, 4위 삼성화재(6승12패·승점23)로부터도 달아난 소중한 1승이었다.

화끈한 리버스 스윕승이었다.
1∼2세트를 허무하게 내줄 때만 해도 반등이 쉽지 않아보였다.
‘외인 에이스’ 안드레스 비예나(등록명 비예나)의 컨디션이 문제였다.
2세트까지 8점을 뽑는 동안 범실만 6개를 기록하는 등 공격 효율이 23.53%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쌍포를 이루는 나경복도 4득점, 3범실 등 공격효율 -9.09%의 초라한 수치로 고개를 떨구던 상황이었다.

KB손해보험의 안드레스 비예나가 승리를 거두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패색이 짙어질 때, 반전이 시작됐다.
꾸준하게 꺼내든 강서브가 반전의 실마리가 됐다.
서브에 특화된 세터인 황택의를 비롯한 KB손보의 서브가 연신 대한항공 리시브를 흔들었다.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을 최근 리베로에 투입하는 고육지책을 꺼내들던 대한항공이 이날만큼은 전문 리베로 박지훈-강승일 카드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첫 단추가 어긋나기 시작한 대한항공의 공격 조립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자연스레 기회는 KB손보로 향했다.
황택의의 조율 속에 비예나-나경복 쌍두마차의 컨디션이 오름세에 접어들었다.
나경복이 3세트 6득점과 공격성공률 71.43%로 깨어났다.
4세트에는 비예나가 11득점, 공격성공률 69.23% 수치에서 알 수 있는 다부진 스파이크를 뿌려댔다.
올라온 기세가 그대로 5세트로 이어지면서 KB손보의 뒤집기 한판이 완성됐다.

비예나가 최종 31득점, 공격성공률 52.94%로 포효했다.
나경복이 16득점, 황경민이 12득점 등으로 뒤를 받쳤다.
초반 크게 열세를 보이던 팀 블로킹에서도 9-10으로 맞서며 승리 발판을 놨다.

마틴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이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올 시즌 대한항공 상대로 거둔 첫 승리라 더욱 값지다.
1라운드는 세트스코어 2-3, 2라운드는 1-3으로 패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상성을 이겨낸 끝에 3라운드를 무려 5승1패로 마쳤다.
1위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모든 상대를 꺾었으며, 시즌 승리가 없던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이 포함됐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꿀맛 같은 올스타브레이크를 거치고 더 가파른 질주를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1라운드만 해도 우리는 상대팀 입장에서 승점을 쉽게 뺏어올 수 있는 팀”이었다고 언급한 마틴 블랑코 KB손해보험 감독대행은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서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을 잡으면서 완벽한 향상까지는 아니지만, 전 라운드보다 많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팀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며 흡족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블랑코 대행은 “주어진 브레이크에는 우선 휴식에 집중하고 천천히 육체적으로 경기를 준비할 컨디션을 만들겠다.
선수 개개인 컨디션에 맞춰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며 “후반기에 최적화된 몸으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
힘들겠지만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전했다.

인천=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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