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천재 유격수’ 52번 계승… 두산 신인 박준순 “꼭 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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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재호 선배의 뒤를 잇겠습니다!”

프로야구 두산의 신인 내야수 박준순이 상징적인 번호를 물려받는다.
다름 아닌 52번이다.
올해로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곰 군단의 레전드이자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등번호를 달게 됐다.
“이 번호의 무게감을 잘 안다.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는 박준순은 “겁이 나지는 않는다.
부담감보다는 설렘이 크다”고 다부진 각오를 되새겼다.

원클럽맨 김재호는 2011년부터 52번을 달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우승 반지도 3번이나 꼈다.
은퇴 선언 후 그의 번호는 공석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전임자가 남긴 그림자가 짙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박준순은 과감하게 선택했다.
박준순은 “남은 번호 중에 확 끌렸다.
(김)재호 선배의 번호라서 꼭 달고 싶었고, 선배의 뒤를 잇겠다는 마음으로 골랐다.
긍정적인 동기부여로 삼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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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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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특급 기대주다.
일찌감치 야수 최대어로 평가받은 박준순은 동대문리틀-청량중-덕수고를 거쳐 1라운드 6순위로 두산에 합류했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장에서 가장 빠르게 호명된 야수다.

그만큼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모교 덕수고가 올해 2관왕(신세계 이마트배·황금사자기)을 차지한 가운데 두 대회 모두 최우수선수(MVP)는 박준순의 몫이었을 정도다.

올해 고교 대회에서 타율 0.442(113타수 50안타), 5홈런 33타점 22도루를 기록했고, OPS(출루율+장타율)는 1.250을 마크했다.
참고로 고교야구 역사상 첫 단일시즌 50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앞서 9월에는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동메달 획득을 이끌기도 했다.

시선은 이미 2025년으로 향해있다.
박준순은 “꿈을 크게 크게 잡고, 순차적인 소규모 목표를 잡아두는 편이다.
내년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다.
거기에 맞춰 1군 스프링캠프, 개막 로스터 승선 등 차근차근 올라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활 과정 또한 순조롭다.
청소년 대표팀 일정을 마친 뒤 오른쪽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은 바 있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딱히 아픈 부위가 아니라서 (진단이 나왔을 때) 더 깜짝 놀랐다.
다행히 푹 휴식한 덕분에 회복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내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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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넘어야 할 벽이 많지만, 못 넘을 벽은 또 아니다.
두산의 내야는 무주공산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김재호는 은퇴를 택했고, 허경민은 4년 총액 40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며 KT로 떠났다.
주전 2루수였던 강승호가 3루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내야 무한경쟁’을 공언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박준순은 “본 포지션인 2루가 가장 자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유격수와 3루수도 자신 있다.
시간과 기회를 조금만 주신다면 멀티포지션 백업을 거뜬히 해낼 수 있다”고 뜨거운 열정을 드러냈다.

1라운드 지명에 팀 레전드의 등번호까지 이어받았다.
자칫 어린 선수가 큰 기대감에 짓눌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는 “원래 성격이 그런 걸 별로 신경 안 쓰는 스타일이다.
오히려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훗날 두산을 대표하는 내야수로 기억되고자 한다.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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