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14연승의 ‘무적행진’ 흥국생명, 투트쿠 부상 이후 ‘와르르’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전반기 여자부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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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을 끝으로 3라운드를 마치며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한다.
아직 전반기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전반기 동안 남녀부에서 가장 오랜 기간 선두 자리를 지킨 팀은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이다.
이들은 27일 현재도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현재 처해있는 상황은 그야말로 천양지차다.
현대캐피탈의 선두 자리는 굳건한 반면 흥국생명은 위태위태하다.
이렇게 처지가 엇갈린 이유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외국인 선수’다.
◆ 개막 14연승의 무적행진 흥국생명, 투트쿠 부상 이후 ‘와르르’
지난 두 시즌 모두 챔프전에 올랐던 흥국생명. 결말은 역사적인 패배 엔딩이었다.
2022~2023시즌엔 도로공사에 2경기를 먼저 따내고도 3경기를 내리 내주는 사상 초유의 ‘리버스 스윕’. 2023~2024시즌엔 3전 전패를 당했는데, 그 3경기 모두 풀세트 접전 패배였다.
세터 이고은과 리베로 신연경을 트레이드로 데려와 중심축을 보강했고, 아본단자 감독도 비시즌 동안 세밀하고 복잡한 전술을 선수단에 입히는 데 주력했다.
통영 KOVO컵에서 예선 탈락하면서 올해도 어렵나 싶었던 흥국생명. V리그가 개막하자 무섭게 내달렸다.
지난 시즌 챔프전 파트너 현대건설과의 개막전 승리를 시작으로 내리 14경기를 이겨버렸다.
2007~2008시즌에 세운 팀 역대 최다연승 기록(13연승)을 넘어서는 신기록이었다.
득점 6위(321점), 공격 종합 1위(47.27%), 리시브 2위(43.02%)에 오르며 코트 전방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여기에 트라이아웃 막순번으로 뽑은 투트쿠(튀르키예)도 득점 9위(269점), 공격 종합 8위(38.67%), 블로킹 2위(세트당 0.759개)로 쏠쏠한 기량을 뽐내며 김연경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김연경의 새로운 아웃사이드 파트너 정윤주의 성장, 이고은과 신연경의 비득점 부문에서의 공헌, 김수지와 개막 직전 합류한 아시아쿼터 피치(뉴질랜드)가 지키는 든든한 코트 가운데까지. 주전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흥국생명의 조직력은 누구도 뚫어낼 수 없는 철옹성처럼 보였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러나 ‘세르비아 배구천재’ 반야 부키리치의 ‘원맨쇼’ 앞에 흥국생명의 개막 연승은 깨졌다.
그리고 패배가 확정된 4세트 막판 투트쿠가 무릎 부상을 호소하며 코트를 떠났다.
투트쿠의 무릎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최소 한 달의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즌 첫 패배를 당하고 20일 만난 상대는 2위 현대건설. 연승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다 투트쿠까지 없는 흥국생명에겐 현대건설을 이겨낼 힘은 없었다.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세트 스코어 0-3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제 흥국생명을 상대하는 팀들은 오른쪽 측면 공격은 그리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기 때문. 시즌 첫 연패를 당한 뒤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난 상대는 6위 도로공사. 투트쿠뿐만 아니라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가운데 공격을 책임져주던 피치마저 허벅지 통증으로 자리를 비웠고, 주전 리베로 신연경마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투트쿠에 피치까지 빠지면서 흡사 흥국생명은 가위바위보에서 가위만 낼 수 있는 상황에 몰렸다.
신연경 대신 주전 리베로로 출전한 도수빈은 팀 리시브 효율을 더욱 어지럽혔다.
도로공사 상대로도 0-3 완패라는 결과를 떠안아야했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27일 현재 승점 40으로 같다.
승패에서 흥국생명이 14승3패, 현대건설이 13승4패라서 흥국생명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위태위태하다.
흥국생명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로 28일 오늘 GS칼텍스를 만난다.
GS칼텍스가 13연패의 늪에 빠져 최하위에 머물러있지만, 흥국생명이 현대건설, 도로공사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재현한다면 GS칼텍스에게도 이기긴 쉽지 않다.
과연 흥국생명은 GS칼텍스를 잡아내며 전반기를 선두로 마감할 수 있을까.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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