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섭 회장 “루키 회장으로 배움의 1년… 자생력 갖춘 KPGA 만들 것”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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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
선수들과 꾸준하게 스킨십 나서
해외 투어와 협력·교류 등도 강화
국내외에 KPGA 홍보에도 총력
최소 상금 7억, 아직 미흡하다 생각
식음·티켓·기념품 ‘3有 대회’도 추진
연금제도 도입으로 선수 복지 증진
KLPGA보다 경기 수 적고 관심 부족
여성 골퍼보다 경쟁력 없는 것은 아냐
기업 총수 의존 대회 개최 탈피할 것


“자생력을 갖춘 협회를 만들어 내겠다.


취임 1년을 맞은 김원섭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 밝힌 임기 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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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KPGA 회장이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KPGA 타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한국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 도전했지만, 이제 반대로 KPGA 무대를 위해 일본 선수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소원했던 일본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문 기자
사실 한국 골프는 해외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자프로골프(KLPGA)가 KPGA보다 더 높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여자골프가 세계 최고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에서 선전을 이어온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다만 이로 인해 KPGA가 KLPGA에 밀려 재정적으로나 인기에서 위축된 것이 현실이다.

김 회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 KPGA 타워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바로 이렇게 저평가된 KPGA 위상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자생력을 꼽은 것이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첫해는 업무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면 2년 차는 내실을 다지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이후부터 본격적인 변화를 위해 시동을 걸어 목표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1년에 대해 “‘루키’ 회장으로서 배우자는 마음으로 회장직을 수행한 시간이었다”며 “선수들과 소통하면서 이들이 더 나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김 회장 취임 이후 연금제도가 도입됐고, 대회 상금이 최소 7억원으로 설정되는 등 선수 복지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김 회장은 “KPGA 투어가 머지않아 대회 수나 총상금 부문에서 일본 투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KPGA 투어 위상은 저평가받고 있다”며 “KPGA에 다국적 기업 후원을 끌어내는 등 내실을 다짐과 동시에 규모 성장을 위해 더 힘써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협회가 기업 총수에 의존해 대회를 여는 구조에서 탈피하고, 자생력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하겠다”며 “누가 협회 수장이 되든 남자프로골프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회장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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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자리에 대한 생각이 취임 전과 후 어떻게 다른지.

“곁에서 봤던 것과 달리 할 일이 산적해 있었다.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정말 열심히 달렸다.
이제 1년을 맞아 취임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충실하게 지키고 있는지 검토해 보고 있다.
2025년에는 협회와 투어의 내실을 탄탄히 하는 데 집중하고 7000여 협회 회원을 대표해야 하는 만큼 막중한 자리임에는 틀림없다.


―가장 중점을 뒀던 점은, 그리고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면.

“선수들과 꾸준하게 스킨십을 이어나가는 것이었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처럼 선수들과 현장 소통을 강화했다.
선수를 가장 먼저 생각했고 선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뒀고 이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였다.
선수 입장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선수가 신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또 그동안 쌓아왔던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에 KPGA를 알리는 데 힘썼다.
스폰서 니즈 충족을 위해 노력했고 방송사와 언론사 등을 만나 투어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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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KPGA 회장이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KPGA 타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한국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 도전했지만, 이제 반대로 KPGA 무대를 위해 일본 선수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소원했던 일본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문 기자
―취임사에서 KPGA 외교 역량을 강화한다고 했다.


“부지런히 해외 출장을 다녔다.
성과는 올해보다 내년에, 내년보다 2026년에 더 큰 빛을 볼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투어)와 협력관계가 견고하다는 것을 증명했고, 아시안투어와 일본투어, 호주투어, 남아공투어 등과 적극적인 교류도 나눴다.
그동안 소원했던 일본골프협회(JGA)와 일본프로골프협회(JPGA)와 교류 물꼬 역시 텄다고 생각한다.


―대회 상금 규모를 최소 7억원으로 확대했는데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대회 최소 총상금을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첫걸음이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7억원도 아직 미흡하다는 생각이 더 크다.
KPGA 투어뿐만 아니라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 챔피언스투어까지 지속적인 상금 인상을 통해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상금은 프로에게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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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확대는 대회 수를 늘리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프로골프 대회는 타이틀 스폰서가 100% 지원하는 구조다.
골프장도 빌려야 하고 각종 비용도 지급해야 한다.
국내 대회에는 식음과 티켓, 기념품 판매가 없는 ‘3무(無)대회’로 불린다.
반면 해외는 그렇지 않다.
2015년 국내에서 열렸던 프레지던츠컵만 봐도 티켓 등 판매 수익만 50억원이 넘었다.
유명한 프로 선수를 직접 보기 위해 비용을 부담한 것이다.
우리도 식음과 티켓, 기념품 판매 사업 추진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기념품은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팬이 아닌 사람들도 갖고 싶어하는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취임 후 연금제도를 도입했다.
어떻게 운영되고 기대되는 효과는.


“연금 재원은 KPGA 투어 대회 선수 상금 3%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첫해 적립금은 6억원이 조금 넘는다.
이처럼 연금제도는 곧 상금에서 출발한다.
연금 자원 확보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상금을 확대해야 한다.
기대되는 효과는 선수 복지 증진이다.
선수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선수들에겐 프로골퍼로서 연금을 더 쌓기 위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이때 선수들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는 투어 경쟁력과 흥행에도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본다.
연금 운영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난달 이사회에서 투자와 법무, 세무 등 외부 전문가로 연금위원회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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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투어 위상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저평가됐다고 본다.
대회 수와 총상금 규모를 보면 호주투어와 선샤인 투어를 이미 넘어섰다.
머지않아 대회 수와 총상금 부문에서 KPGA가 일본투어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에서도 많은 선수가 KPGA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끝난 KPGA 투어 QT에는 일본선수 12명이 도전했다.
협회가 태국을 대표하는 재즈 ?와타나논 비자문제 등 KPGA 투어에서 활동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어로 발전하기 위한 방안은 있는지.

“KPGA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투어이자 세계적인 규모 투어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준비를 시작했다.
협회 최초로 영문 협회, 투어 소개서를 제작했고, 영문 홈페이지도 보완했다.
영문화로 투어 정보를 해외에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KPGA가 글로벌 투어로 발전해 다국적 기업 후원까지 이끌어 낸다면 투어 규모는 더욱 성장하게 된다.


―여자 골퍼에 비해 남자 골퍼 세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동의하기 어렵다.
PGA 투어와 LPGA 투어 총상금만 해도 4배 차이가 난다.
그만큼 한국 선수가 PGA 투어 우승 시 벌어들이는 상금이 많다.
임성재나 김시우, 김주형, 안병훈, 이경훈 등 우리 선수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우승까지 한 것을 보면 대견하다.
또 송영한과 고군택은 일본투어에서 뛰고 있고 그 밖에 수많은 선수가 아시안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KLPGA보다 경기 수가 적고 관심도 부족해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할 방안이 있는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올 시즌 투어에서 나오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공해 팬들에게 꾸준히 보여줬다.
그 결과 올 시즌 시청률이 2배 이상 상승했다.
보도량도 늘었고 소셜미디어(SNS) 영향력도 커졌다.
남자프로골프가 가진 매력과 진가는 충분하기 때문에 최대한 널리 알리고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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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 KPGA 회장이 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KPGA 타워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과거 한국 선수들이 일본 무대에 도전했지만, 이제 반대로 KPGA 무대를 위해 일본 선수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그동안 소원했던 일본과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성남=이재문 기자
―골프 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약속했다.
대중화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뭐라고 보는지.


“수명이 늘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파크골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접근성 좋은 곳에 코스가 조성되면 대중화에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든 골프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보다 많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진정한 골프 대중화가 이뤄진다고 본다.
골프는 여전히 ‘고비용’이다.
이런 점을 유관단체와 협의해 풀어나가야 한다.


―임기 중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기업 총수에 의존해 대회를 여는 구조에서 탈피하겠다.
누가 협회 수장이 되든 KPGA 투어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 대회를 개최하고 후원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협회가 사업을 하는 조직으로 성장하고 동시에 자생력을 갖출 수 있게 만들겠다.
이를 위해 협회 구성원 전문성을 키우고 우수 인력을 추가로 영입해야 한다.
또 구성원 업무 환경도 일하기 편하게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


김원섭 KPGA 회장은…

●1962년 출생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정치외교학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공식 통역관(1984) ●서울올림픽 레슬링 종목 미디어담당관(1988) ●문화일보 기자(1999) ●IMG코리아 이사(2000∼2003) ●중앙미디어그룹 J골프 본부장(2004∼2007) ●엑스포츠(현 CJ미디어) 본부장(2007∼2008) ●한국농구연맹(KBL) 총재 특보(2008∼2011) ●풍산그룹 고문·더 퍼스티 코리아재단 상임이사(2015∼현재)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제6대 한국프로스포츠협회 회장(2024)

대담=송용준 문화체육부장, 정리=정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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