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가 뻐꾸기 둥지도 아니고 대리인이 주인행세…뿌리 뽑히지 않는 직장내 괴롭힘 어쩌나[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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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어디 하나 마음 둘 곳 없는 사면초가. 반복되는 잡음은 주먹구구 행정의 난맥상을 대변한다.
욕설·폭언 등 직원에 대한 임원 갑질 폭언으로 또 한 번 풍전등화에 빠진 한국프로골프(KPGA) 협회 얘기다.
바람잘 날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 대유행) 이전부터 크고 작은 문제가 협회 내외에서 터져나왔으니, 어림잡아 5년이 훌쩍 지났다.
세 명의 회장이 집권해 집행부도 바뀌었지만, 오히려 문제만 더 커지는 인상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KPGA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연합체다.
스포츠단체여서 회장을 선출하지만, 예산부터 의사결정과정 등을 실질적으로는 선수출신인 회원들이 좌우한다.
대한민국의 주인이 국민인 것처럼, KPGA 주인은 선수들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른바 기득권 세력이 되면, 군림하려 든다.
전임과 현임 회장도 마찬가지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하며 가신처럼 따르는 무리가 생기니, 마치 협회가 개인 소유물인 것처럼 착각한다.
협회 비용으로 소득없는 해외 출장을 가거나, 사무실 집기를 바꾸거나, 대회를 창설한다.
이른바 ‘얼굴마담’이자 ‘영업총괄’로 여러 후원기업과 스킨십을 통해 새로운 대회를 유치하는 등 협회 곳간 채우기에 사력을 다해야하는데, 올해 취임한 김원섭 회장은 이 점에서는 낙제점이다.
기업 총수 출신인 전임 구자철 회장은 재계 인맥을 통해 대회 유치와 중계권료 인상 등의 성과를 냈지만, 명예회원증을 돈받고 판매하려다 저지당하거나 정치색을 가감없이 드러내거나 다른 종목을 거리낌없이 비하하는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스포츠단체장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버젓이 저지르고는, 비난이 일면 눈 감고 귀와 입을 닫아 버린다.
선수가 주인인 협회에서 회장들이 전횡을 일삼을 수 있는 배경은 호위무사처럼 4면을 감싼 가신들 덕분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선수 출신 임원이어서 이른바 ‘줄세우기’로 피아를 가려 제 식구 감싸기를 한다.
당론을 따르지 않거나 거부하면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마녀사냥하는 정당을 떠올리게 하는 행태를 부끄럼없이 자행한다는 의미다.
직장 내 동성 성추행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KPGA는 대규모 파업사태 생채기가 낫기도 전에 초과 노동과 상사의 갑질 폭언, 임금삭감 등으로 또 논란을 일으켰다.
두 차례 모두 보도 등으로 크게 알려졌지만 회장은 물론 협회 임원 누구도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아 빈축을 샀다.
이번 사태도 마찬가지다.
임원이 직접 연루된 이번 사건 역시 협회는 “심각성을 인지해 외부 조사위원회를 꾸려 철저하게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에 따라 향후 징계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해당 사안은 규정과 절차대로 적법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공식 입장을 요청한 곳에만 알리기로 하는 등 여전히 거센 소나기가 지나가기만 바라고 있다.
가뜩이나 ‘귀족 스포츠’ ‘비리의 온상’ 등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골프계는 KPGA의 이해할 수 없는 추문에 또 위상이 실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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