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정몽규 넘기 위해선 비난전 보다 ‘약점’ 보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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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11월3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전에 앞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 전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5일 첫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 포항스틸러스의 코리아컵 결승전을 찾았다.
역시 현장을 방문한 정몽규 현 대한축구협회장과 얼굴을 마주했다.
하루 뒤인 1일에는 서울 이랜드와 전북 현대의 승강 플레이오프(PO)가 열린 목동종합운동장을 찾으면서 자기 어필에 나섰다.
출마를 선언한 만큼 현장을 다니면서 기선 제압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허 전 이사장은 현재까지 4선 도전을 선언한 정 회장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정 회장의 4선 도전은 그 자체로 축구계의 큰 불행”이라며 “변화와 혁신의 기로에 서 있는 한국축구가 개혁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과도한 비난전은 삼가야 한다.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허 전 이사장이 코리아컵 결승전 현장에서 쏟아지는 사인 요청을 받으며 축구 팬들의 우호적 민심을 확인했다”고 내세우면서도 “반면 정 회장에게는 관중의 야유가 쏟아졌다.
두 출마자에 대한 온도 차를 느끼게 했다”고 전했다.
정당한 비판이 아니라 상대 흉보기에만 급급했다는 인상을 준다.
이럴수록 정책만 가려진다.
허 전 이사장은 선수와 감독, 행정가를 모두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약점도 명확하다.
축구협회 재정 기여에 대한 의문점을 명확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장인 정 회장과 가장 대조적인 부분이다.
정 회장이 국민적인 지탄을 받고 있지만 기업인 출신이고 현직 출신이라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허 전 이사장은 출마 선언 당시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기업 총수가 아니다.
저도 그분 못지않게 잘 해낼 자신이 있다.
발로 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자신감에 비해 구체적인 방안은 여전히 부족하다.
정몽규(오른쪽 네번째) 대한축구협회장과 허정무(맨 오른쪽)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11월3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포항스틸러스와 울산 HD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시도협회의 재정자립 방안 추진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 선임 시스템 마련 ▲유소년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의 부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 역시 구호에 비해 세부적인 사항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허 전 이사장이 정 회장의 대항마로 기세를 키우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플랜을 더 구체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야 축구인들과 대중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
한편 4선 도전에 나선 정 회장은 2일 오전 후보자등록의사표명서에 서명해 축구협회 사무국에 제출하면서 선거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차기 회장에 도전하려면 임기 만료일인 50일 전에 선거에 나가겠다는 뜻을 축구협회에 밝혀야 한다.
2일이 정확히 임기 만료일인 2025년 1월21일의 50일 전이었다.
이로써 정 회장은 직무 정지 상태가 됐다.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정배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한다.
정 회장은 이날 동시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연임 심사를 위한 서류도 제출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는 심사를 통해 정 회장의 연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기여, 단체 운영 건전성, 이사회 참석률, 포상 여부 등을 평가한다.
정 회장은 후보 등록 기간인 25일 전후로 기자회견을 통해 4선 도전 포부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등록 기간은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간이다.
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8일에 열린다.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새 회장의 임기는 1월22일 정기총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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