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우승에도 김판곤 감독 짓누르는 챔스 부진, ‘울산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무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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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울산=정다워 기자] “어떻게 말해야 할지…”

울산HD 김판곤 감독은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포트(중국)와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아시아 그룹 리그 스테이지 5차전 경기에서 1-3 패배한 뒤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그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
ACLE에서 부진에 관해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김 감독은 “나도 왜 이런지 알고 싶다.
5경기에서 모두 진다는 생각으로 들어가도 이렇게 지지는 않을 것 같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23일 김 감독은 울산의 K리그1 우승 및 3연패를 자축하며 기쁨을 누렸다.
선수에게 헹가래까지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당시 화려한 순간과 교차하면서 김 감독의 실망감이 더 뚜렷하게 느껴졌다.

미스터리다.
울산은 김 감독 부임 후 K리그1 13경기에서 9승3무1패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챔피언 타이틀 사수에 성공했다.
전임 사령탑이 떠난 뒤 4위까지 추락한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변화다.

문제는 ACLE다.
5전 전패로 동아시아 그룹 최하위다.
서아시아 그룹을 포함해도 승점을 얻지 못한 팀은 울산이 유일하다.
심지어 상하이 포트전에서 대회 첫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전반에 상대 수비수가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누렸지만 한 명 더 뛰는 티가 나지 않았다.
그 정도로 공격, 득점력에서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K리그1 챔피언으로 자존심이 구겨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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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전임 사령탑 이탈 후 크게 부침을 겪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K리그1 우승을 위해 집중해야 했다.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결승까지 오른 코리아컵까지 신경쓴 만큼 상대적으로 ACLE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즌 도중 합류한 김 감독에게 모든 짐을 지울 수는 없다.
그는 낯선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느 정도 시행 착오는 발생하기 마련이다.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울산은 이제 K리그1 우승 하나에만 만족하는 팀이 아니다.
코리아컵 우승을 욕심내고 ACLE에서도 어느 정도 상위 레벨까지 올라가야 하는 팀으로 업그레이드됐다.
K리그1 최고의 팀에 입성한 김 감독이 버텨야 하는 무게다.

분위기 반전이 시급하다.
울산은 30일 라이벌 포항 스틸러스와 코리아컵 결승전을 치른다.
ACLE에서 부진을 뒤로 하고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면 김 감독은 부임 후 네 달 만에 ‘더블’을 달성하게 된다.

김 감독도 “나는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선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오늘 경기는 잘 정리하고 회복해 결승전에서 총력을 다해보겠다”라며 우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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