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배준호·오현규·오세훈 떠오른다, 한국축구 세대교체 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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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호. 사진=KFA 제공 |
9가 들어간 숫자를 ‘아홉수’라고 한다.
십진법 체계에서 가장 큰 수이면서, 0으로 딱 떨어지는 숫자가 되기 직전의 상태를 뜻한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이 아홉수를 “신의 수이자 완전수인 열에 가장 가까운 미완의 숫자”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아홉수는 대격변 직전의 상태 등을 상징한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올해 창간 19주년을 맞이했다.
아홉수, 대격변의 흐름 속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변화의 중심에 선 종목이 있다.
한국 축구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은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이들의 세대교체를 진단해본다.
대표팀이 지난달 치른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3, 4차전은 대표팀의 숙제였던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2연전이었다.
공교롭게도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새로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갔다.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은 오랜 부상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울버햄튼)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은 요르단과의 월드컵 예선 3차전 도중 각각 발목과 무릎을 다쳤다.
이들을 대신해서 눈도장을 찍은 건 2003년 배준호(스토크시티)와 2001년생 오현규(헹크), 1999년생 오세훈(마치다)이다.
특히 배준호와 오세훈은 올해 대표팀에 처음 승선한 새내기다.
오현규. 사진=뉴시스 |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건 배준호다.
배준호는 요르단전에서 황희찬과 엄지성이 연달아 부상을 당하자 교체 출전 기회를 잡았다.
오현규의 득점 때 도움을 기록하면서 둘의 공백을 메웠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이라크와의 4차전에서는 아예 배준호를 선발로 내세웠다.
배준호는 오세훈의 선제골 때 도움을 기록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황덕연 해설위원은 배준호에 대해 “해외리그에서의 경험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오세훈은 이라크전에서 데뷔골, 오현규는 2경기 교체로 출전해 모두 골을 터뜨리면서 최전방 공격수의 경쟁을 더 달아오르게 했다.
여기에 스위스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이영준(그라스호퍼)도 홍명보 감독이 주목하고 있다.
김대길 KBS 해설위원은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좋다”며 “대표팀은 제일 잘하는 선수를 뽑는 게 원칙이지만 부상을 당하거나 소속팀에서 부진한 선수를 대비해 플랜 B가 필요하다.
그때를 대비해 인력풀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지난 두 경기에서 잘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가용 자원들의 폭이 넓어졌다.
한국축구는 최근 몇 년간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 김진수(전북)로 이어지는 1992년생 라인과 김민재(뮌헨),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으로 이어지는 1996년생 라인이 주축을 이뤘다.
지난해 주전으로 올라선 이강인(PSG)과 설영우(즈베즈다)의 발견이 있었지만 조금 부족했다.
올해 초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베스트11만 가동되면서 중요한 토너먼트에서는 선수들이 지친 모습을 보였다.
올해 7월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 논란과 별개로 새로운 얼굴을 찾는데 힘쓰고 있다.
올해 K리그에서 핫한 양민혁(강원)을 포함해 이한범(미트윌란), 최우진(인천유나이티드) 등 2000년대생도 소집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앞으로 1년 반에서 2년 반 뒤에 실력이 정점에 도달한 선수를 적절하게 섞어줘야 한다”며 “월드컵 본선에 나가 16강 이상을 본다면 최소 4~5경기를 해야 하는데 주전과 비주전의 전력 차 없이 팀을 꾸려야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북중미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늘었다는 점도 세대교체를 하기에 적절하다는 평가다.
북중미 월드컵부터는 본선 진출국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할당된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은 4.5장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8.5장이 됐다.
한국의 11회 연속 본선 진출 가능성은 커졌다.
한국은 3차 예선 B조에서 3승 1무(승점 1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6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6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국이 B조 2위 안에만 들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황 위원은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늘어나면서 예선을 통과하는 과정이 예전보다 수월해졌다”며 “예선 단계에서 본선진출을 빠르게 확정해 놓으면 잔여경기에서 어린 선수들을 활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새 얼굴들이 늘어나면서 대표팀 중간층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황 위원은 “설영우처럼 20대 중반부터 후반대 선수들이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이들은 윗세대 형들과 리그나 대표팀에서 생활을 했고 그 아래 선수들과도 공유한 경험이 많다.
이런 선수들이 있어야 대표팀에서 양극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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