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구자욱 구자욱…‘벤치 존재감’ 확실하지만, ‘불방망이’ 사무치게 그립다 [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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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파이팅’은 넘친다.
팀에 힘을 불어넣는다.
선수들에게 진심을 담아 메시지까지 전했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부분이 안 된다.
‘불방망이’를 휘둘러줘야 하는데 뛸 수가 없다.
삼성 ‘캡틴’ 구자욱(31) 공백이 너무나 크다.

삼성은 무려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왕조 시절’ 이후 처음이다.
시리즈 전부터 ‘언더독’이라 했다.
KIA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이 됐다.
1승3패로 밀렸다.
벼랑 끝이다.

온전한 전력으로 붙어도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대. 그런데 구멍이 숭숭 뚫린 채로 붙고 있다.
어려움은 당연하다.
삼성 팬들조차 “1승이라도 해서 만족”이라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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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선발이 없다.
코너 시볼드가 정규시즌 막판 당한 광배근 부상으로 빠졌다.
플레이오프부터 뛰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백정현도 하필 청백전을 하다 타구에 맞아 오른손 골절상을 당하면서 이탈했다.
최지광도 정규시즌 말미 팔꿈치 부상을 당하면서 이탈했다.
수술까지 받았다.

가뜩이나 불안한 마운드인데 전력 손실이 줄줄이 나왔다.
믿을 것은 방망이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쪽도 탈이 났다.
구자욱이 부상을 입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 왼쪽 무릎을 다쳤다.

빠른 회복을 위해 일본까지 건너가 치료를 받고 왔다.
기대를 걸었다.
뛰지는 못했다.
박진만 감독조차 “쓰기는 써야 하는데 상황을 봐야 한다”며 머뭇머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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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크게 파이팅을 외친다.
선수들에게 개별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뛰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마음이 엿보인다.

존재감은 확실하다.
문제는 실질적 활약이 없다는 점이다.
뛰지 못하니 그렇다.
하필 팀 타선이 썩 좋지 못하다 보니 구자욱이 사무치게 그립다.

타선이 제대로 터진 것은 3차전이 거의 유일하다.
홈런 네 방이 터졌다.
그렇게 부진하던 박병호도 홈런을 날렸다.
이성규와 김영웅, 김헌곤도 대포를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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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경기는 아니다.
방망이가 춤을 춰야 하는데 물을 먹었다.
시원한 맛이 ‘1’도 없는 모양새. KIA와 확연히 비교된다.

KIA 타선이 거의 기관총처럼 많은 안타를 생산했다.
집중력도 돋보였다.
삼성은 연결이 제대로 안 된다.
나가는 선수는 나간다.
이어주는 이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구자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정확도와 파워를 동시에 갖춘 타자다.
딱 한 명이라고 하지만, 비중이 아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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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차전 도루 시도를 후회한다”고 했다.
그만큼 마음이 안 좋다.
팀을 위해 좋은 모습 보이고 싶은데, 다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9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막내로 참가해 준우승을 바라만 봤다.
이번에는 캡틴으로 나서는데 다쳐서 뛰지 못한다.

그사이 삼성은 벼랑 끝에 몰렸다.
당장 28일 5차전에서 패하면 시즌이 끝난다.
구자욱이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확언할 수는 없다.
대신 양상이 꽤 달랐을 수도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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