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통영의 딸’ 김지원 “최약체라는 평가, 나도 인정한다. 다만 배구는 분위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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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통영체육관에서 관중의 육성으로 ‘파이팅’ 응원 소리를 가장 많이 듣는 선수가 있다.
통영 출신인 GS칼텍스의 주전 세터 김지원(23)이다.
통영체육관으로 통하는 길 곳곳에는 김지원을 향한 응원 현수막을 잘 볼 수 있다.

김지원은 통영에서 태어나 통영 유영초등학교에서 배구를 시작했다.
통영에는 배구부가 있는 중학교가 없어 김지원은 진주 평거초로 전학을 갔고, 경해여중으로 진학해 엘리트 배구를 계속 했다.
지금도 김지원의 부모님은 통영에 거주 중이고, 딸을 위해 ‘토스의 여왕’이라는 포스터를 만들어 통영체육관을 찾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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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비롯해 고향 주민들의 응원 덕일까. 김지원이 공격작업을 진두지휘하는 GS칼텍스는 여자부 8개팀 중 가장 먼저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지난달 29일 열린 도로공사와의 2024 KOVO컵 여자부 개막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따냈던 GS칼텍스는 1일에는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인 현대건설도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현대건설을 꺾는 과정에서 김지원은 득점력이 확실한 양 날개로 토스를 집중했다.
김지원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 속에 2년차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쿠바)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3점(공격 성공률 45.31%)을 폭발시키며 현대건설 코트를 맹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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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올 시즌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로 GS칼텍스에 합류한 스테파니 와일러(호주)도 서브득점 3개, 블로킹 1개 포함 24점을 올리며 실바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의 기여도가 전무했던 GS칼텍스이기에 와일러의 활약은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김지원에게 ‘통영의 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물었다.
민망한 듯 웃어보인 김지원은 “통영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그 힘을 받아 이길 수 있었다.
통영 주민분들 앞에서 2경기를 모두 이겨서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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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부터 GS칼텍스의 주전 세터 자리를 꿰찬 김지원. 올 시즌을 앞두고 실바를 제외하면 주전 대부분이 바뀌었다.
토종 주포 역할을 하던 강소휘는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도로공사로 이적했고, 리베로 한다혜도 페퍼저축은행으로 FA이적했다.
미들 블로커에서도 한수지, 정대영 등 큰언니들이 모두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실상 실바를 제외하면 주전이 다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원은 “대표팀에 다녀오니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바뀌어 있었다.
처음엔 다소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언니 동생들과 서로 얘기하면서 계속 맞춰나가는 과정이다.
점점 잘 맞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시즌 동안 내부 FA를 모두 잃고, 주축 선수들의 은퇴까지 겹치면서 GS칼텍스는 사실상 최약체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원을 비롯한 GS칼텍스 선수들도 이러한 세간의 평가를 듣지 않을리 없다.
김지원은 그런 평가에 대해 쿨하게 인정했다.
그는 “저희도 최약체라는 말을 듣고 있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
저희 선수단 대부분이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다소 일천한 편이라서 그런 평가가 나오는 것 같다”라면서도 “배구는 분위기 싸움이다.
불 붙어서 분위기가 올라가면 누가 이길지 모르는 게 배구 아닌가. 저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팀워크를 다져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으면 오히려 부담이 없어서 더 잘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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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들의 면면이 바뀌고,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상황에서 실바의 존재감은 김지원에게 큰 힘이 된다.
지난 시즌 득점 1위(1008점), 공격 종합 1위(46.80%)에 오르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군림한 실바는 이번 KOVO컵에서도 맹활약하며 사실상 다가올 이번 V리그에서도 의심할 여지 없는 최고의 여자부 외국인 선수로 군림할 게 확실시되는 선수다.
김지원은 “실바는 지난해에도 잘 했고, 지금도 여전히 잘 하고 있다.
근데 승부욕은 좀 더 세진 것 같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에 붐 배구에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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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GS칼텍스에 새로 부임한 이영택 감독은 김지원에게 차상현 전 감독에 이어 프로 무대에서 만난 두 번째 감독이다.
이 감독은 어떤 감독이냐고 묻자 잠시 생각하던 김지원은 “저희가 어리다보니 연습 도중에도 기복이 있다.
연습 도중 분위기가 확 가라앉을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감독님이 잘 도와주시고, 분위기도 끌어올리려고 해주신다”라면서 “감독님과 같이 있으면 재밌다.
감독님도 저희를 놀리고, 저희도 감독님을 놀리곤 한다.
그만큼 선수들을 편하게 대하는 감독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들 블로커 출신 감독님이 오셔서 그런지 지난해에는 잘 사용하지 않던 속공 패턴이나 이런 것도 적극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아직 잘 사용하진 못했지만, 앞으로 다양한 속공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통영=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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