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의 품격’ KIA…불모지 女야구 대표팀 초청해 뜻깊은 추억 선사 [SS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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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 기자] “벅차오르네요.”

KIA ‘찐팬’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 외야수 양서진(17)과 투수 김진선(18)은 상기된 얼굴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눈앞에서 자신의 ‘롤모델’ 김도영 나성범 양현종 정해영을 보고 함께 사진도 찍었기 때문이다.

21일 2024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팀 KIA타이거즈가 뜻깊은 손님을 초청했다.
바로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을 단체로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로 초대한 것이다.

이날 경기는 우천취소됐지만, KIA는 여자야구 대표팀을 위해 단체석을 마련하고, KBO 공인구 240구를 선물하는 등 정성을 다했다.

KIA 초청 소식을 들을 때부터 한껏 들뜬 여자야구 대표팀은 이날 초청을 받고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필드로 향했다.

KIA가 여자야구 대표팀을 초청하게 된 경위는 KIA 심재학 단장이 ‘불모지’ 여자야구 대표팀 훈련 환경을 듣고 도울 방법을 강구하면서부터다.

심 단장은 종종 여자야구 대표팀의 발전이 곧 한국 야구의 궁극적인 발전이라며, 대표팀이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했으면 하는 마음에 KIA 2군 함평 구장 대관, 공인구 기증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KIA가 지난 17일 정규시즌 우승 확정 후 홈에서 열리는 첫 경기에 여자야구 대표팀이 초청됐다.

전국구 최고 인기 구단답게, 대표팀 내에서도 KIA는 최고 인기 구단이다.
여자야구 국가대표이기 전에 KIA팬인 선수들은 KIA 내야수 김도영의 홈런 영상을 돌려보며 타격 연습을 했고, KIA 투수 양현종의 투구를 보며 그 폼을 따라해왔다.

롤모델을 직접 본 선수들은 너도나도 눈을 떼지 못하며 기뻐했다.
양현종 나성범 김도영 정해영은 흔쾌히 선수들의 사인·사진 공세에 정성껏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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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前) 롯데·SK 포수 출신 허일상 감독이 이끄는 여자야구 대표팀은 내년 중순 2025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서 4위 안에 들면, 세계대회 티켓을 따낼 수 있다.

대표팀 주장 주은정은 “선수들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처음본다”며 “초청해주신 KIA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
명문 구단 KIA의 우승 기운을 받아 우리도 내년에 메달색을 한번 바꿔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유격수 박주아는 “좋은 프로야구 공인구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KIA 구단에서 공인구를 선물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이 공인구로 열심히 훈련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과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됐지만, KIA 구단은 22일 경기에 다시 대표팀을 초청했다.
경기 취소로 아쉬워 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배려한 것이다.

앞서, KIA는 일본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에 공인구를 기증한 적이 있다.
KIA의 응원을 받은 교토국제고는 지난달 23일 제9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우승이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썼다.

이번에도 KIA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야구를 하는 여자 대표팀에 추억과 공인구를 선사했다.
대표팀 선수단은 이제 이 공인구로 교토국제고처럼, 그리고 KIA처럼 우승을 꿈꾼다.
우승 이후 각종 행사 준비로 정신없는 와중에 여자야구 대표팀을 챙긴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명문팀 KIA가 ‘우승팀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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