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분은 안 좋죠”…다이즈 깨운 고의사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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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혜진 기자
“내 방식대로 보여주고 싶었죠.”

프로야구 삼성과 KT의 시즌 15차전이 펼쳐진 18일 수원 KT위크파크. 달아나면 쫓아오는 팽팽한 접전 속에서 시원한 한 방이 터졌다.
주인공은 르윈 디아즈였다.
5-5 균형을 이룬 9회 초. 2사 1,2루 찬스에서 상대 불펜투수 손동현의 3구를 공략했다.
뚝 떨어지는 커브(121㎞)를 제대로 퍼 올렸다.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팀의 3연패 탈출을 알리는 대포였다.
디아즈는 “일단 연패를 끊을 수 있어 기쁘다.
선수들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마지막 타석 이전까지 디아즈의 움직임은 살짝 무거워보였다.
네 번의 타석에서 삼진만 두 차례 당했다.
결정적인 순간 KT 배터리가 구자욱 대신 디아즈를 선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해는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디아즈는 “구자욱이 정말 좋은 선수란 것을 알고 있지만, 당시엔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가감 없이 털어놨다.
그러면서 “상대가 그러한 선택을 했으니, 나는 내 방식대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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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라이온즈 제공

디아즈는 지난달 14일 KBO리그에 정식 등록됐다.
극적으로 한국 무대를 밟았다.
KBO 규약에 따르면 8월 15일까지 계약을 체결한 선수만 포스트시즌(PS)에 나설 수 있다.
데드라인을 불과 하루 남겨둔 상황서 영입 절차를 완료했다.
프런트가 발 빠르게 움직인 배경이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복덩이’의 기운이 느껴진다.
23경기서 타율 0.289(90타수 25안타) 7홈런 19타점 등을 때려냈다.
앞서 데이비드 맥키넌, 루벤 카데나스의 아쉬움을 날려줄 수 있을 듯하다.

고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낯선 리그, 낯선 투수와의 대결이다.
적응해야할 것들이 많을 수밖에 없을 터. 심지어 때늦은 가을 폭염도 쉽지 않은 요소다.
기존 선수들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날 경기만 하더라도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으나 무더위 때문에 급박하게 5시로 조정했다.
경기 후 만난 디아즈는 땀범벅이었다.
“덥다고 하는 곳에서도 야구를 많이 해봤지만, 솔직히 이 정도는 처음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경기 시간을 미룬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마도 오늘 오후 2시에 시작했더라면, 죽기 직전까지 갔을 것 같다”고 손사래를 쳤다.

수원=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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