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당구 누적상금 4억 시대 연 김가영…여왕이 품격 “스스로 만족할 경기가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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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우승 횟수보다 스스로 만족할 경기가 더 중요.”
‘당구여왕’다운 퍼포먼스의 우승이다.
베테랑 김가영(41·하나카드)이 여자 프로당구 LPBA 통산 9번째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남자부 PBA를 통틀어 국내 프로당구 최다 우승 기록을 썼다.
‘대업’에도 그는 여전히 배고프다.
기록보다 떳떳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가영은 17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LPBA 4차 투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한지은(에스와이)과 풀세트 접전 끝에 4-3(10-11 11-4 11-7 6-11 6-11 11-10 9-7)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투어 통산 9승을 달성한 그는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8회)을 제치고 프로당구 최다 우승자가 됐다.
또 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서 열린 3차 투어(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상금 4000만원을 추가, LPBA 선수 최초로 우승 상금 4억 원(4억 2180만원)도 돌파했다.
그는 경기 직후 “얼떨떨하다.
꿈같고 몽롱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정말 기분 좋다.
‘기분 좋은 정신없음’을 느끼고 있다”고 웃었다.
스코어에서도 드러나듯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커리어 첫 결승 무대로 진격한 한지은도 저력을 뽐냈다.
그러나 승부처에 불꽃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는 김가영 특유의 퍼포먼스가 승부를 갈랐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16강전, 준결승전, 결승전까지 세 차례 풀세트 접전을 벌였는데 최고 수준의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돌려세웠다.
그는 5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3으로 한지은에게 뒤졌다.
6세트에서도 한지은이 13이닝째 뱅크샷으로 10-9를 만들면서 먼저 챔피언 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마지막 점수를 놓쳤다.
김가영은 침착하게 후속 공격에서 2점을 올리면서 파이널 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 역시 한지은의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그는 4-3으로 앞선 8이닝 3점을 추가해 7-3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이후 손쉬운 옆돌리기 실수를 범하는 등 3이닝 연속 공타로 돌아섰다.
그 사이 김가영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점씩 추가로 득점했고 9-7로 결국 경기를 끝냈다.
그는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고 상대를 압도하는 비결’을 묻자 “연습량, 멘탈, 경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어렵다.
나도 경험 부족으로 2~3년 전 결승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모든 능력치를 갖춰야 중요한 순간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프로당구 남녀 최초 9승을 달성한 것에 “우승 횟수보다 실력으로 인정받고 스스로 만족할 경기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
포켓 선수 시절에도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당연히 누구도 써내려 가지 못한 기록을 달성해서 기분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 최초 누적 상금 4억 시대를 연 김가영은 LPBA ‘1강’ 입지를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도전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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