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김성근 감독 눈에 비친 교토국제고 우승 그리고 ‘블루이글스’[장강훈의 액션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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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의식이 결과에 끼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증명한 우승이다.
”
TV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새삼 ‘국민감독’으로 자리매김한 김성근(82) 감독은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서 교토국제고가 우승한 장면을 보고 크게 기뻐했다.
“대단하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한 김 감독은 “사람이 의식만 바뀌면 얼마든지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생이 130여 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는 좌익수쪽 펜스까지 70m밖에 안되는 구장을 쓰면서도 일본 고교야구선수들의 ‘꿈’으로 불리는 여름 고시엔에서 우승했다.
고시엔 무대에 처음 나섰을 때 30점 넘게 내주고 완패하는 등 ‘약체’ 이미지가 강했던 교토국제고가 쟁쟁한 선수가 즐비한, 이른바 명문들을 격파하고 정상에 서 한·일 야구팬에게 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교토 출신이자 교토국제고에 여러 도움을 준 김 감독으로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 김 감독 눈에는 “일본 전국에서 잘하는 선수를 스카우트해 팀을 꾸린 강팀이 모두 탈락했다.
교토국제고가 우승한 장면은 그래서 큰 울림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약해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현실로 만드려면, 흔들리지 않는 뚝심도 필요하다.
트렌드를 따라다니면 방향성을 잃기 마련이다.
교토국제고의 전일본선수권 우승은 그래서 특별하다.
타격훈련을 마음껏 할 수 없는 운동장 현실, 소위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로 꾸린 팀. 교토국제고는 이런 현실을 한탄하지 않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어떻게 강팀이 될 것인지에 몰두했다.
큰 플라이 대신 라인드라이브 위주의 빠른 타구와 철저한 팀 배팅으로 타격훈련을 대신했다.
실전에서나 느낄 법한 긴장감으로 수비훈련에 임했고, 낮은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하는 투구 레퍼토리를 장착했다.
홈런 한 개 없이 고시엔 우승을 차지한 배경은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 덕분이다.
김 감독은 “어떻게든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게 지도자의 사명이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길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에 옮기는 걸 당연하게 인식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덕분에 강팀을 연달아 격파한 것 아닌가 싶다.
어떤 의미로는 국내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끌어가는 지도자들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최근 약진 중인 한화가 새삼 눈길을 끈다.
파란색 여름 유니폼을 착용한 뒤 승승장구하는 한화는 5위와 2경기 차(24일 현재)까지 따라붙어 가을야구 희망을 높이고 있다.
베테랑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이 시즌 중 부임했고, 양승관 양상문 등 일명 ‘노장 지도자’가 합류한 뒤 끈끈한 팀으로 탈바꿈했다.
원칙을 정해두고 단점 보완보다 장점 부각에 초점을 맞춘 지도 방식은 경험이 적은 젊은 독수리군단이 스스로 날아오를 수 있는 용기를 심어줬다.
한화의 비상과 교토국제고의 기적 같은 우승. ‘의식변화’라는 교집합이 불러온 승리 방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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