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헌납으로 ‘지옥’에서 돌아온 신광훈 “포항서 3번째 FA컵 우승 트로피, 이번이 가장 기억에 남아”[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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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포항=박준범기자] “아무래도 이번 우승이 기억에 남는다.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신광훈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전북 현대와 결승전에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신광훈은 경기 초반 전북 공격수 한교원과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그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하지만 후반 2분 전북 수비수 정우재를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전반 44분 한찬희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춰놓은 상황이라, 뼈아팠다.

신광훈은 후반 10분 심상민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포항은 이후 3골을 터뜨리며 4-2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신광훈은 “10년 만에 홈에서 우승할 수 있어 좋다.
내가 페널티킥을 내줬는데 후배들이 선배를 살려줬다.
후배들한테 고맙다”라고 우승 소감을 이야기했다.

포항은 10년 전인 2013년에 FA컵 우승할 때 준결승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4-2로 꺾었고, 결승에서 전북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우승했다.
이번엔 반대로 됐다.
김 감독이 경기 전 선수들에게 4-2 승리를 이야기한 배경이다.

신광훈은 “감독님이 뭐라고 해서 ‘감독님과 약속을 지키려고 했다’고 했다.
첫 우승이니까 축하드린다고 했다.
(포항의 FA컵 우승) 트로피가 5개 있는데 3개를 같이 했다.
그래도 반타작 이상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아무래도 최근께 가장 기억에 남는다.
팀이 위기에 처했었는데 항상 이겨 내왔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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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널티킥 내준 신광훈에게 돌아온 건 ‘놀림’이었다.
신광훈은 “(이)호재가 ‘지옥 갔다 오셨네요’라고 하더라. 호재뿐만 아니라 다들 그랬다.
코칭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승했으니까 다 받아줄 수 있다”라고 껄껄 웃었다.

신광훈은 포항에서 최선참이다.
다만 신진호(인천 유나이티드)가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며 그의 부담도 커졌다.
포항은 올 시즌 김승대가 주장을, 하창래가 부주장을 맡았다.
신광훈은 “돌아보면 처음에 매우 힘들었다”라고 말한 뒤 “그런데 힘들지 않은 해가 거의 없었다.
매번 힘들었지만 포항만의 정신이 있다.
위기 상황에서 잘 이겨냈던 것 같다.
나와 승대와도 나이 차가 난다.
최대한 내 눈치 안 보게 하려고 의견도 많이 안 냈다.
묻어가려고 했다.
그래도 승대가 선수들 잘 이끌어준 것 같다.
창래도 잘 지원했다.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다시 한번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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