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멤버를 약하다 했나…‘맏언니’ 전훈영의 ‘텐텐텐’이 역사를 이끌었다, 10연패의 금자탑 세운 무명의 궁수[SS파리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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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잖아요.”

전훈영과 남수현, 임시현으로 구성된 여자양궁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전서 중국에 세트 점수 5-4(56-53 55-54 51-54 53-55 29-27) 승리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여자 양궁은 단체전에서 무려 10연패에 성공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무려 36년간 챔피언 타이틀을 지키며 양궁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여자대표팀을 보는 시선에는 우려가 섞여 있었다.
임시현의 경우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 에이스라 파리행이 당연해 보였지만, 나머지 두 선수는 무명에 가까워 ‘깜짝 승선’이었다.

전훈영은 1994년생으로 30줄에 들어선 선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올림픽이라는 대형 무대에 서게 됐다.
남수현은 2005년생으로 아직 만 10대 선수다.
안산과 강채영 등 간판급 선수들이 줄줄이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다소 낯선 이름의 두 선수가 합류한 셈이다.
세계양궁연맹 여자 리커브 랭킹을 보면 임시현이 2위, 전훈영이 21위, 남수현이 61위로 차이가 크다.
6위 강채영, 7위 최미선, 14위 안산의 공백을 걱정할 만했다.
올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새 역사를 기대하는 만큼 걱정도 따랐던 게 현실이다.

자연스럽게 여자대표팀은 경험 부족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대회에 임했다.
최근 올림픽에 참가한 멤버 중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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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시선과 달리 정작 선수들은 자신감에 넘쳤다.
임시현은 “공정하게 실력으로 뽑힌 선수들이다.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원래 한국에선 국제 대회 입상보다 태극 마크를 다는 게 더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내부 경쟁이 치열한데 그 구멍을 뚫고 올라온 선수야 말로 진정한 실력자라는 게 임시현의 생각이었다.

맏언니 전훈영도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올림픽 경험은 없지만 월드컵부터 착실하게 준비했다.
걱정하지 않는다.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 목표를 다 이룰 것”이라고 자신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허언이 아니었다.
여자대표팀은 8강에서 대만을 제압했고, 4강에서는 네덜란드에 세트 점수 2-4로 뒤진 상황에서 4세트에 59점을 쏘며 위기에서 탈출해 대역전승을 거뒀다.

에이스 임시현이 제 몫을 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돋보였다.
네덜란드와의 슛오프 접전에서 10점을 쏜 선수는 막내 남수현이었다.
오히려 임시현이 7점으로 부진했으나 나머지 두 선수가 잘 버틴 덕분에 역전에 성공했다.

결승에서는 전훈영이 1세트 두 발을 모두 명중시키는 등 맹활약했다.
결승에서만 10점을 무려 6발을 쐈다.
맏언니가 이끈 한국의 승리였다.
팀 전체가 만든 금메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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