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수사, 검찰 송치 모두 숨긴 한승규…서울 구단-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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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왜 범죄를 저지른 선수 때문에 팬이 피해를 입어야 하나.’
한승규의 불법 도박 사실을 알린 FC서울 소셜미디어엔 팬의 원망스러운 댓글이 주를 이뤘다.
후반기 도약을 그리는 서울이 또 한 번 선수 일탈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지난달 황현수가 음주 운전을 은폐했다가 발각돼 계약 해지된 데 이어 주력 윙어 한승규가 불법 도박 사건에 휘말리며 팀을 떠났다.
서울은 지난 26일 ‘한승규의 불법 도박 사실을 확인했다’며 ‘자체 조사를 통해 FC서울로 이적 오기 전인 2021년 불법 도박에 가담한 혐의로 최근 관련 기관에서 조사받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도박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K리그1 선수를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한승규였다.
그는 올 시즌 서울에서 부활 날갯짓을 했다.
김기동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윙어였다.
그러나 2021~2022년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통해 바카라 등을 하고, 사설 스포츠 토토에 베팅하는 등 총 4억원 상당을 불법 도박에 쓴 혐의를 받았다.
2017년 울산HD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듬해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 서울, 수원FC에서 임대 생활했으나 잦은 부상까지 겹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2022년 서울로 완전 이적한 뒤에도 두각을 보이지 못하다가 올 시즌 김 감독 체제에서 살아났다.
15경기에서 1골 4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불법 도박 사실이 밝혀지며 날개가 꺾였다.
가뜩이나 제시 린가드, 기성용 등 공수에 주력 선수 줄부상으로 고심 중인 서울이어서 더 뼈아프다.
팬의 마음엔 또 대못이 박혔다.
사실 오래 전부터 축구계엔 한승규의 불법 도박 연루와 관련한 소문이 나돌았다.
‘물증’만 없을 뿐이었다.
서울 구단과 팬은 한승규를 끝까지 신뢰했다.
그러나 그는 경찰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된 뒤에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지난 21일 김천상무전에도 선발로 나서는 등 최근까지 경기에 출전했다.
구단, 팬으로서는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다.
서울은 ‘당 구단 소속 시절 행해진 불법 행위가 아니라 할지라도 선수가 관련 내용을 구단에 전혀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수단 품위를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 한승규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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