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예방주사 맞은 두산 발라조빅… “만만치 않다는 걸 알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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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조던 발라조빅이 20일 잠실 LG전에서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
시간이 쌓이면, 과제는 늘어나는 법이다.
프로야구 두산은 올 시즌 내내 외국인 투수 걱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즌 출발을 알릴 때만 해도 걱정이 없어 보였던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이 꾸린 원투펀치가 노출한 연속 잡음 때문이다.
2020시즌 20승 투수에 빛나는 알칸타라는 일본을 거쳐 다시 한국에 돌아온 두 번째 시즌인 올해 계속된 부진 속에 결국 웨이버 공시됐다.
브랜든은 좋은 경기력을 빚어가던 와중 찾아온 왼 견갑하근 부분 손상 부상에 허덕인다.
대체 카드들이 힘을 내길 바랄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가 바로 알칸타라를 대신해 완전 영입된 조던 발라조빅이다.
2016 미국 메이저리그(MLB)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153순위로 미네소타 트윈스에 지명된 유망주다.
196㎝의 훌륭한 피지컬에서 비롯되는 타점 높은 강속구가 최장점으로 꼽힌다.
떨리는 데뷔전이었던 14일 잠실 삼성전. 자신의 메리트를 유감없이 펼쳐보였다.
4⅔이닝 1피안타 1실점 쾌투를 수놓았다.
5회 겪은 제구 난조로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한 점은 옥에 티였지만, 최고 시속 156㎞짜리 내리 꽂는 패스트볼의 힘은 소문 그대로였다.
동료부터 상대까지 모두 구위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렬했던 첫인상이었다.
두산 조던 발라조빅이 지난 14일 KBO리그 데뷔전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
기세를 잇지 못했다.
20일 잠실에서 펼쳐진 ‘한지붕 라이벌’ LG를 상대로 난타를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1회부터 오스틴 딘과 문보경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2회에도 피안타와 볼넷이 화근이 되면서 실점이 적립됐다.
2이닝 6실점(5자책)의 호된 신고식이었다.
천만다행으로 이날 경기는 플레이볼 후 찾아온 폭우로 노게임 선언이 됐다.
발라조빅의 KBO리그 첫 피홈런, 대량 실점, 패전위기 모두 빗물에 씻겨 나갔다.
경기력은 아쉬웠지만, 따끔한 예방주사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던 이유다.
그의 2번째 등판을 지켜본 두산 이승엽 감독은 “공이 좀 높았다.
아무래도 지난 등판에서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이(93구) 던지지 않았나. 5일 만에 회복이 조금 덜 된 것 같다”는 총평을 내놨다.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의 마이너리그 기록을 살펴보면, 통산 138경기 중 선발 등판은 83차례였다.
2023시즌부터 불펜 투수로 보직을 전환했기 때문. 특히 올해는 24번의 등판 중 선발 등판은 1번에 불과했다.
시즌 최다 이닝도 3이닝이 전부. 특출난 구위와 별개로 이닝 소화력, 선발 로테이션 소화 여부에 물음표가 찍힌 배경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
이 감독은 “첫 등판보다 스피드도 조금 줄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스태미너가 아무래도 떨어지지 않을까 예상했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스피드 보다는 커맨드 부분이 문제였다”며 반등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어 “두 번째 등판이 좋지 않았지만, 본인의 문제점 그리고 한국 타자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알았을 거다.
지금 이렇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행운의 비로 부진을 지운 만큼, 다음 등판에서의 호투를 기대했다.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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