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풍년인가’…‘꿈의 50대 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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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50대 타수 ‘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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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루키 헤이든 스프링어(미국)가 일을 냈다.
지난 4일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TPC 디어런(파71)에서 열린 존 디어 클래식 1라운드에서 12언더파 59타를 쳤다.
보기 없이 이글 2개와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꿈의 59타’를 완성했다.
역대 14번째 진기록이다.
최대 341야드의 장타와 그린 적중 시 홀당 퍼팅 수 1.36개가 발군이었다.


스프링어는 2019년 프로로 전향해 올해 PGA투어에 데뷔한 신인이다.
지금까지 정규투어에 19개 대회에 나섰고, 지난 3월 푸에르토리코 오픈 공동 3위가 최고 성적인 ‘평범한 선수’다.
그는 "꿈꿔왔던 일이다.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모르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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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에서 50대 타수는 13명이 달성했다.
1977년 멤피스 클래식에서 알 가이버거(미국)가 처음 작성한 이후 스프링어까지 모두 14차례 나왔다.
‘8자 스윙’ 짐 퓨릭(미국)이 유일하게 2차례 기록했다.
그는 2013년 BMW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전반 28타, 후반 31타를 쳤다.
특히 2016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일랜드(파70)에서 벌어진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27-31타를 적어내 PGA투어 사상 첫 ‘58타의 사나이’가 됐다.
당시 이글 1개와 버디 10개로 ‘12언더파 58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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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는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6년 동안 6차례 59타를 기록했다.
6년에 한 번꼴로 나왔다.
그러나 2016년부터 올해까지 9년 동안 8차례나 쏟아졌다.
매년 50대 타수를 친 골퍼가 등장한 셈이다.
물론 50대 타수를 쳤다고 우승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이버거, 데이비드 듀발(미국·1999년 봅 호프 크라이슬러 클래식), 스튜어트 애플비(호주·2010년 그린 브라이어 클래식), 저스틴 토머스(2017년 소니 오픈), 브랜트 스니데커(이상 미국·2018년 윈덤 챔피언십) 등 4명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12명의 선수가 ‘톱 10’에 올랐다.
유일하게 부진했던 선수는 케빈 채플(미국)이다.
2019년 밀리터리 트리뷰트 2라운드에서 59타를 치고도 공동 47위로 대회를 마쳤다.


PGA투어에서 59타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투어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다.
어릴 때부터 탄탄한 기본기를 배웠다.
스윙이 기계처럼 한다.
정확도가 몰라보게 좋아져 손쉽게 홀을 공략하고 있다.
PGA투어 선수들의 평균 비거리가 2003년 286야드에서 올해는 298.4야드로 늘었다.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 중 78명이 평균 300야드 이상을 보냈다.
이로 인해 골프 경기가 장타에 주로 의존하는 흐름이 생겼고, 코스도 함께 길어지면서 유지 관리 비용 증가와 환경에 악영향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또 장비의 영향도 있다.
골프공과 클럽, 골프화에 최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뛰어난 골프용품 덕분에 획기적인 비거리와 스핀 컨트롤을 구사하게 됐다.
올해 용품업계는 관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연초부터 관성모멘트(MOI)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을 펼쳤다.
테일러메이드와 핑, 젝시오, 캘러웨이, 타이틀리스트 등이 ‘MOI 10K’ 이상 제품을 선보였다.


PGA투어는 골프장의 전장을 늘리고, 그린을 어렵게 세팅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스코어를 적어내는 선수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골프공의 비거리 규제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행 시점은 2028년 1월이다.
시속 127마일의 스윙 스피드로 타격했을 때 공이 비거리 317∼320야드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선수들은 비거리 제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다수의 선수는 거리 제한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토머스,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은 일제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PGA투어 통산 7승 챔피언인 웨브 심프슨(미국)은 "비거리 문제는 골프장 건축에서 비롯됐다.
도그레그 홀과 좁은 페어웨이, 깊은 러프, 작고 단단한 그린이 필요하다.
코스 세팅, 벙커, 나무 배치 등으로도 충분히 비거리 억제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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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올해 PGA투어에서 평균 318.9야드를 날려 장타 부문 1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R&A와 USGA의 움직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혁신은 모든 스포츠의 한 부분이며,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런 혁신이 해당 종목이 걸어온 길을 넘어선다면 그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같은 의견이다.
그는 "요즘 골프공은 너무 멀리 날아간다"며 "무엇인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식으로 골프공 제작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선수들은 8000야드짜리 골프장조차 길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골프장을 설계할 땅이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노우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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