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은살 벗겨지도록 던졌건만…SSG 에이스 김광현 밸런스 실종에 3이닝 4실점 ‘와르르’[SS 준P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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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장강훈기자] 공을 때리지 못했다.
불필요한 힘을 쓰는 듯 휘청거리기도 했다.
관중석에서 볼 땐 볼이 포수 미트를 차고 들어오는 힘이 약했다.
반격의 1승을 노리던 디펜딩챔피언이 암초를 만났다.
SSG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에이스 김광현(35)을 선발로 내세웠다.
SSG 김원형 감독은 “문승원과 커크 맥카티도 오늘은 불펜에서 대기한다”고 말했다.
안방에서 치른 1차전을 1점 차 석패했으니, 승부의 균형을 맞춘 뒤 적진으로 향해야 뒤집기를 노릴 수 있다.
총력전이 불가피한 경기라는 뜻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에이스가 선발로 나서니 초반 흐름을 걸어잠그면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기대는 1회초가 끝나기 전 허무하게 깨졌다.
시즌 내 부침을 겪었지만, 이날 김광현의 구위는 모두가 알던 에이스가 아니었다.
1회초 리드오프로 나선 손아섭에게 유격수쪽 내야안타를 내준 건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장면. 박민우를 주무기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처리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박건우에게 던진 속구가 반박자 빠르게 맞아 좌전 안타가 됐고, 제이슨 마틴에게 던진 낮은 커브는 우익선상 바로 옆에 떨어지는 2루타가 됐다.
선취점을 잃은 뒤 권희동에게 던진 속구(시속 146㎞)가 우중간 적시타로 둔갑했을 때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NC 타선은 확실한 노림수로 김광현을 상대했다.
낮은 공은 반박자 빠르게 걷어내고, 높은 코스는 중간 타이밍으로 밀어내듯 타격했다.
종으로 떨어지는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대응하려면, 헛스윙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최고구속은 시속 148㎞까지 측정됐으니, 130㎞ 초중반 슬라이더도 히팅 포인트 앞에서 걸릴 수 있다.
체인지업과 가끔 커브를 섞는 패턴인데, 구속이 느린 대신 떨어지는 폭이 있는 구종이어서 포인트를 높이는 게 당연하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도 아니고, 볼이 힘있게 밀고 들어오지도 않으니, 높은 공은 어떻게든 대응이 된다.
두 점을 잃을 때까지 NC 타선의 노림수에 걸려들었던 김광현은 1사 1,3루에서 서호철을 상대할 때부터 패턴을 바꿨다.
변화구를 더 높게 던지는 대신 스피드를 늦추는 데 집중했다.
소위 ‘(배트가) 나가다 걸리는 확률’을 줄이기 위한 임시방편. 서호철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3점째를 잃은 김광현은 이후 추가 실점없이 1회를 넘겼다.
2회초는 아웃카운트 2개를 순식간에 잡아내고도 손아섭, 박민우에게 연속 볼넷, 박건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또 한 점 내줬다.
몸쪽으로 던진 체인지업을 박건우가 기술적으로 밀어냈다.
설상가상 왼손 엄지에 박혀있던 굳은살이 벌어져 투구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3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4실점으로 흐름을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디펜딩챔피언이 ‘고난의 가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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