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번째 대회만에 첫 우승한 김상아…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두 아들 문자에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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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우리 엄마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여자 프로당구(LPB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상아(36)가 첫 우승을 이룬 뒤 두 아들로부터 나란히 받은 메시지는 이랬다.
김상아는 6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하나카드 PBA챔피언십 결승에서 김다희(26)를 4-1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2019~2020시즌 투어 출범과 함께 데뷔했던 김상아는 39번째 대회에 출전한 끝에서야 감격의 첫 트로피를 들게 됐다.

김상아는 9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경기가 끝나고 많은 분의 축하 연락을 받고 난 뒤에야 우승했다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의 메시지에 눈물이 날 뻔했지만 울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 학원 선생님은 물론이고 주변에서 정말 많이 축하를 해줬다”며 “사실 우승 소감을 이야기할 때 가족 이야기를 못 해서 그런지 남편이 조금 서운해 하는 것 같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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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아가 당구를 처음 친 건 20살 때였다.
친구들과 함께 포켓볼을 치기 위해 당구장을 찾았다가 선수의 길까지 걷게 됐다.
김상아는 “당구를 치는 여자가 없었다”며 “당구장 사장님께 당구를 배우면서 스리쿠션까지 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임정숙(38) 언니도 그때 같이 당구를 쳤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며 “남편도 당구 동호회에서 만나 일찍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상아는 중 1, 초 5 아들 둘을 두고 있다.
김상아는 “아이들이 유치원 다닐 때 취미로 동호인 생활을 했고, 주말엔 체육관 경기에 나가기도 했다”며 “아이들이 커서 학교에 다니게 될 때 프로당구투어가 출범했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잠을 잘 때 열심히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아이들이 당구를 치고 싶어한다면 밀어줄 생각”이라면서도 “아들들이 당구보다는 게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첫 우승 당구를 친 이후 가장 행복한 순간을 즐기고 있지만 김상아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김상아는 “2023~2024시즌 개막전인 경주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며 “매 대회 첫 경기가 고비라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려고 비시즌 정말 열심히 훈련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펑펑 울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 경기 이후 열린 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에서도 김상아는 65위에 그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김상아는 1부 투어에서 활약 중인 박주선(48) 프로를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김상아는 “박두선 프로가 ‘대회에서도 당구장에서 치는 것처럼 편안하게 치라’고 조언해 주신다”며 “상대가 잘 치는 거 생각하지 말고 연습했던 것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신경쓰라는 이야기도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으니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들어서니 마음이 편해졌다”며 “연습했던 걸 그대로 보여주자는 생각이 강해지니 라운드가 올라갈수록 긴장도 풀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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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부터 LPBA 우승상금은 4000만원으로 인상됐다.
김상아는 이 상금으로 주변에 작은 선물도 하고,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김상아는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면 남편과 함께 여행을 갈 생각”이라며 “어딜 갈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상아는 “우승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본선에 올라가는 등 성적을 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기복 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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