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존심 걸고 마지막 투혼의 슛 던진다 [파리에 뜨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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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핸드볼 간판 류은희
한국 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진출
獨·덴마크 등 세계 강호와 맞대결
류 “유종의 미 거둘 것” 당찬 각오


여자 핸드볼은 한국 구기종목의 자존심이다.
1988 서울 대회에서 구기 단체 올림픽 금메달을 안기고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까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것도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처음이었다.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는 핸드볼이지만 올림픽 때는 모든 관심을 독식하며 10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가져왔다.

특히 이번 올림픽 진출권을 따낸 여자 대표팀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11회 연속 올림픽에 나섰던 남자 축구대표팀이 미끄러지는 등 남녀 모든 구기종목 대표팀이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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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돌파 류은희(가운데)가 지난해 12월 노르웨이 트론헤임 트렉트럼에서 열린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앙골라전에서 점프슛을 던지고 있다.
트론헤임=AFP연합뉴스
세계의 벽이 높아지면서 대표팀에게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간판’ 류은희(34)는 파리에서 메달을 꿈꾸고 있다.

왼손잡이인 류은희는 큰 키(181㎝)에 중거리슛이 강점인 라이트백으로 이미 세 차례 올림픽에 나선 베테랑이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부상 치료를 위한 수술도 미루고 대회에 나섰다.
대표팀은 4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류은희는 득점 3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류은희는 “첫 올림픽이어서 많이 설레고 긴장도 됐지만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부족한 부분도 느껴지면서 핸드볼이 더 재미있어졌다”고 돌아봤다.

이후 세계 핸드볼은 빠르게 발전했고, 한국은 그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대표팀은 10위에 그쳤다.
첫 출전인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부터 이어왔던 ‘4강’ 기록이 중단된 것이다.
하지만 이 대회에서도 류은희는 홀로 빛을 냈고, 수많은 러브콜을 받은 끝에 2019시즌 유럽에 진출했다.
2022 도쿄 올림픽에서 류은희는 주장을 맡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한국은 8위로 대회를 끝냈다.

류은희는 이제 마지막 올림픽을 예고했다.
헝가리 명문 구단인 교리에서 활약 중인 류은희는 지난달 2023∼2024시즌 유럽핸드볼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뒤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대표팀은 종주국 독일과 올림픽 3연패(1996, 2000, 2004)에 빛나는 덴마크 등 유럽의 강호들과 한 조에 묶여 있다.
1승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평가가 나오지만 류은희는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다.
류은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올림픽 우승이 꿈이었다”며 “이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해 핸드볼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8일 출국해 스페인과 네덜란드에서 유럽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파리에 입성, 다음 달 25일 독일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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