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문학=황혜정 기자] “상금은 배팅볼 파트너인 LG 1군 서인석 매니저에게 다 줄 것이다.
”

극적인 우승이다.
LG 내야수 오스틴 딘(31)이 2024 KBO리그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오스틴은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두 번의 서든데스 끝에 극적으로 우승해 모두를 환호하게 만들었다.

홈런더비 우승 후 취재진과 만난 오스틴은 “우승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즐기자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마침 운이 많이 따라줬다”며 환하게 웃었다.

오스틴은 “요나단 페라자(한화)가 예선(홈런 9개)부터 굉장히 잘했고, 오늘 서든데스를 두 번이나 할 줄 몰랐다.
즐기자는 생각으로 나온게 우승 요인인 것 같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미소지었다.

오스틴은 이날 예선에서 홈런 4개를 기록, 김도영(KIA)과 동률을 이뤄 서든데스를 한 차례 치렀고, 결승에서도 페라자와 똑같이 홈런 4개를 쳐 서든데스 끝에 승리했다.

배팅볼 파트너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이날 오스틴의 배팅볼 파트너는 서인석 LG 1군 매니저다.

오스틴은 “서 매니저가 훈련 때 종종 배팅볼 던져주곤 했는데, 내가 본 배팅볼 중 가장 마음에 든 배팅볼이었다.
농담 삼아 올스타전 홈런더비에 나가게 되면 던져주길 바랐는데 실제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오스틴은 “매니저님도 긴장을 많이 했을텐데 잘 던져주셔서 감사하다.
우승 상금 500만원을 다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스틴의 자녀가 인터뷰 자리에 함께 했다.
오스틴은 “가족한테 항상 힘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부모의 힘’이 작용하는 것 같다.
즐기자고 나온 홈런더비에서 우연치 않게 서든데스까지 하고 결승까지 가서 운이 좋았다”고 했다.

전반기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KBO 스타 김도영과 16홈런을 때려낸 괴력의 사나이 페라자를 넘어섰다.

오스틴은 “첫 서든데스에서 김도영 맞붙었을 때 당연히 내가 질 줄 알았다.
김도영이 올스타전은 물론 홈런더비가 처음이라 부담감이 컸을 것 같다.
나는 2회차인 ‘경험자’라 조금 여유가 있었다.
경쟁은 우연이 따르는 것 같다”며 김도영을 격려했다.

결승전에서도 페라자의 우승이 유력했다.
페라자가 초반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오스틴이 기록한 홈런 4개를 순식간에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라자가 설레발을 친 덕분에 추가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

오스틴은 “페라자의 아웃카운트가 8개가 됐을 때 다시 서든데스를 하겠다 싶었다.
페라자를 항상 응원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그냥 네가 하나 더 넘기라’고 응원까지 했는데 끝내 담장을 넘기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페라자와 서로 격려하며 경쟁했다”는 오스틴은 “서로 ‘잘쳤다.
마지막에 나도 지쳐서 도저히 못 치겠다’라는 말을 주고 받았다.
올해 페라자가 리그에서 굉장히 잘하고 있어서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스틴은 “내일 올스타 본경기가 굉장히 기대된다.
오늘 사전경기에 멀리까지 와서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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