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단장 했는데 코치로…양상문 “한국야구 발전 위해서라면 어디든!” [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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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 기자] “과거에 제가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치 않아요.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겼는데 얼마나 좋아요.”

지난 2년, 놀라움의 연속이다.
양상문(63) 전 SPOTV 해설위원의 행보가 그렇다.

처음은 2022년 겨울이었다.
양 위원이 한국 여자야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LG·롯데 감독을 역임했고, LG 단장까지 지낸 명망 높은 지도자가 ‘불모지’ 여자야구 대표팀 사령탑에 자원했다.

그때도 양 위원의 마음가짐은 단 하나였다.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면 뭐든 못하겠어요.”

한국여자야구연맹으로부터 한국 여자야구의 딱한 사정을 듣고 사실상 무보수로 지난 1년간 열과 성을 다해 여자야구 대표팀을 지도했다.
이름값 높은 지도자가 사령탑에 온 덕분에 스타 코칭 스태프가 합류했고, 스폰서도 다수 붙었다.
선수들도 양 위원의 ‘프로야구식’ 체계적인 지도에 반색했다.

양 위원은 여자야구 대표팀과 함께 지난해 여름 홍콩에서 열린 ‘2023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2024 여자야구 월드컵’ 예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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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위원은 여자야구 대표팀 사령탑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불과 6개월 만에 또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바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합류다.
감독이나 단장이 아닌 ‘코치’로 합류다.

한화는 5일 ‘후반기 성적 상승을 위한 분위기 쇄신책으로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을 단행했다’며 양승관 수석코치 영입과 함께 양 위원을 투수코치로 영입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제는 코치가 된 양 위원은 발표 직후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해설을 하면서 한화라는 팀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봤다.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한화가 잘해지면 좋겠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을까’하고 어렴풋이 생각하던 와중, 절친한 선배인 한화 김경문 감독의 요청이 왔다고. 양 위원은 “김 감독님이 도와줄 수 있겠냐, 한 번 같이 해보자 해서 흔쾌히 수락했다”며 웃었다.

감독·단장을 역임했다가 코치로 현장 복귀다.
이 점이 개의치 않았냐는 질문엔 “과거에 내가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치 않다.
한국야구를 위해서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팀(한화)의 발전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겼으니 그것만큼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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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엔 유망한 젊은 투수가 많다.
문동주, 김서현을 비롯해 황준서 등이 있다.
양 위원은 이들을 잘 길러내야 할 책임을 맡게 됐다.

양 위원은 “섣불리 급하게 무엇을 바꾸진 않겠다”며 “밖에서 이 친구들을 봤을 때와 현장 안에서 볼 때는 또 다를 것이다.
이들과 대화를 나눠보며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선수 파악을 하겠다.
내가 급하게 ‘이거 해봐라, 저거 해봐라’ 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양 위원은 “한화의 후반기 반등을 위해 김경문 감독을 잘 보좌할 것”이라며 “김 감독님 뜻하시는대로 잘 따라가면서 투수진도 조금 더 세팅하고, 감독님이 투수 운용하기 편하시게 준비해놓겠다”고 다짐했다.

한화는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전반기를 리그 9위로 마감했다.
결국 김경문 감독과 절친한 양승관 전 NC 코치-양상문 위원을 코치로 영입하며 후반기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양 위원이 한화의 유망한 투수들을 잘 길러내면서 성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나는 야구인인데 한국야구 발전을 위한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며 껄껄 웃은 양 위원의 ‘열정 행보’가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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