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웅정 아카데미 선수반 학부모 전원 "문제 될만한 훈육·체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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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사진=연합뉴스]
축구 선수 손흥민(32·토트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 코치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아카데미 학부모들이 그간 문제가 될 만한 훈육과 체벌이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손웅정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수석코치 등 코치 2명은 지난 3월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우던 중학생 A군 측으로부터 고소 당했다.
A군 측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 중 코치에게 엎드린 자세로 맞아 피멍이 들었으며, 손 감독에게 수시로 심한 욕설을 들었으며 목덜미를 붙잡히고 밀쳐졌다고 고소장에 적었다.
이에 손 감독 측은 학생들 기강이 해이할 때 강한 어조로 훈육할 때가 있지만, 특정 선수를 짚어 욕설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전지 훈련 당시 체벌은 학부모들이 보는 앞에서 '20초 안에 하프라인을 찍고 들어오지 못하면 한 대 맞는다'고 선수들 동의를 받아 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고소 후 합의 과정에서 손 감독 측은 "피해 학생 측이 손흥민 이미지를 거론하며 합의금 5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고, 학생 측은 "손 감독 측이 합의 조건들을 제시하면서 약속을 지키면 합의금을 주겠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분노의 표현으로 큰 금액을 이야기한 것이지,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 이야기가 아니었다"고 맞붙었다.
손 감독과 코치들의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하는 춘천지검은 지난 2일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아카데미 학부모들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저희 감독님과 코치님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여기에 대한 언론 및 국민의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며 "잠시 머물렀다 간 한 아이와 한 학부모가 남긴 풍파는 실로 엄청나다.
며칠 전까지 아이들이 희망을 품고 열심히 땀을 흘리던 평화로운 삶의 터전이 아수라장이 됐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매일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아이들과 저희들에게 기자들이 다가오고 운동장에는 언론사의 드론이 날아다닌다"며 "인터넷에는 연일 아카데미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무수히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저희들에게 쏟아지는 연락과 DM(다이렉트 메시지)은 생업에 지장을 줄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누구보다 아이들을 아끼던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중범죄라도 저지른양 인터넷에 사진이 뜬다.
아이들과 코치님들이 함께 장난치며 따뜻함 가득했던 운동장에 침울함이 가득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4곳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학부모들은 "여태 운동장에 한 번 와보지도 않은 시민단체라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보지도 않았을 감독님을 폭력적이라며 비판하고 있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스포츠윤리센터는 아카데미를 들쑤시겠다며 예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정작 이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행복하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권이고,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라며 "자기 꿈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땀 흘리는 우리 아이들이 입는 이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이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학부모는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로 떳떳한가"라고 되물었다.
학부모들은 손 감독과 코치들의 아동학대 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렇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는 느낌을 받은 지도자를 만나본 적이 없다"며 "운동이 끝나면 아이들과 함께 서로 부둥켜 안고 뒹구는 코치들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학대라고 할 수 있는지, 정말 그 학부모가 이해가 되지 않고 원망스러움만 가득하다"고 전했다.
또 "수년간 아카데미에서 지냈지만 지금껏 단 한번도 체벌은 없었다.
과도한 체력 훈련은 아이에게 오히려 독이라며 과도하게 운동을 시킨 적도 없었다"면서 "오키나와 전지 훈련에는 우리 학부모 중 일부도 동행했고, 그날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무언가 분위기를 바꿀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고 입을 모은다.
그날 일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별다르다, 특이하다 느끼지 못했고 아이들조차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우리가 감독님을 떠받들고 있다거나 체벌이 정당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직접 일을 겪은 당사자들은 정작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을 바깥 사람들이 각자의 잣대를 들이밀어 아카데미 안에서 큰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아카데미의 구성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저희를 괴롭히는 것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부디 저희와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감독·코치님들과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때로는 울고 다시 끄덕일 수 있는 일상을 돌려달라. 꿈을 향해 오늘도 묵묵히 나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해당 입장문은 SON축구아카데미 선수반 학생 35명 전원의 학부모가 동의해 작성됐다.
이들은 이 사건 조사에 나선 스포츠윤리센터 등 관계 기관에 입장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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