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젊음과 패기로 뭉친 공룡들… 쉼표 찍힌 ‘지금’ 잡아야 KS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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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C다이노스 제공

넘어지고 난 다음이 중요하다.

프로야구 NC는 올 시즌 가을야구가 써내려가는 드라마의 초반부 주연이었다.
정규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 끝에 미련이 남는 4위 성적표를 받아들고 포스트시즌(PS) 무대에 올랐다.
달콤한 휴식 어드밴티지 없이 PS의 밑바닥,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시작해야 했다.

파죽의 연승으로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5위 두산을 단숨에 제압하고 도착한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3위 SSG에 싹쓸이 3연승을 거뒀다.
화끈하게 터지는 타선의 힘과 마운드를 지키는 영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끝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1위 LG의 통합 우승을 가로막을 ‘대항마’로 평가받는 KT를 만나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1~2차전을 모조리 가져오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것도 상대 안방 수원에서 거둔 2연승이었다.
시즌 종료 후 오랜 휴식으로 인해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진 KT가 헤매는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기분 좋은 기록이 따라붙었다.
이번 PS 6연승 그리고 2020년 통합우승 당시 빚어낸 한국시리즈(KS) 3~6차전 3연승을 더해 구단 통산 PS 9연승을 내달렸다.
KBO리그 PS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다.
1987년 PO 4차전부터 1988년 KS 3차전까지 9연승을 내달렸던 해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일 열린 4차전에서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물론 구단 사상 3번째 KS 진출까지 일굴 수 있었다.
하지만 화려한 연승 이면에 숨어있던 문제점이 NC의 발목을 잡았다.
알게 모르게 쌓여왔던 피로감이 여실히 노출되며 0-3으로 4차전을 내줬다.

앞선 6경기에서 누적 44점, 경기당 7.33점을 뽑아오던 NC의 타선이 차게 식었다.
이번 가을 첫 무득점 경기다.
상대 선발 고영표의 컨디션이 고점을 찍은 것이 제1요인이긴 했지만, 야수들의 타격감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팀 안타는 5개에 그쳤다.
9번 타자 김주원만이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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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철벽처럼 버텨오던 불펜도 활력이 떨어져간다.
지난 준PO에서 3경기 1승2홀드 평균자책점 0(3⅔이닝 무실점)으로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한 김영규가 4차전 문상철에게 홈런을 맞으며 고개를 떨궜다.
또다른 필승조 류진욱도 시리즈를 거듭하며 구속·구위 감소를 피하지 못하는 중이다.

강인권 감독이 걱정했던 부분이다.
사령탑은 “아무래도 피로도가 높은 건 사실이다.
큰 경기를 하다보니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분명 피로도가 있다.
집중력도 어느 정도 하다보면 한계가 있는 것”이라며 “그래프가 떨어지고 있는 선수들이 몇몇 보인다.
전체적으로 선수단을 다시 살펴보고 고민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연령이 가장 낮은 팀이 바로 NC(27.2세)다.
젊음과 패기라는 선명한 장점을 살려 일군 연승은 분명 값진 수확물이었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쉼표가 찍힌 지금이다.
떨어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추스려야 할 때다.
프로 무대를 헤쳐갈 선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령’이다.
창원 팬들은 비 온 뒤에 굳어질 NC를 기대하고 있다.

창원=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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