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생 건 결단 끝에 맛본 데뷔포… ‘야수’ 장재영의 시계가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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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전향을 알린 키움 장재영이 22일 고척 롯데전에서 프로 첫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찬란한 미래를 꿈꾼다.

프로야구 키움의 장재영이 KBO리그 핫스타로 떠올랐다.
22일 고척 롯데전에서 화끈한 데뷔 홈런을 터뜨리면서다.
반응이 뜨거운 이유는 따로 있다.
이 한방이 단순한 ‘프로 첫 아치’가 아니기 때문. 투수로 입단해 포지션 전향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끝에 얻어낸 값진 결실이다.
스토리가 담긴 홈런에 모두가 박수를 건네는 이유다.

◆‘9억팔’의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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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대만에서 열린 구단 스프링캠프에서 피칭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장재영은 덕수고 시절 시속 150㎞를 손쉽게 넘나드는 패스트볼을 뿌리는 투수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다.
고교 1학년 당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신분 조회를 요청했을 정도. 행선지를 둘러싼 추측이 무성했지만, 결국 그의 선택은 KBO리그였다.
그렇게 2021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계약금만 9억원에 달했다.
2018년 1차 지명자 안우진의 6억원을 넘어 프랜차이즈 신인 최고 기록을 경신한 규모다.
KBO리그 전체로 확대해도 2006년 KIA에 지명된 한기주가 받은 10억원을 잇는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그를 향한 기대감을 증명하는 수치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열심히 경험치를 쌓았다.
하지만 프로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많은 강속구 투수가 겪는 제구 난조를 피해가지 못했기 때문. 3시즌 간 56경기(19선발) 103⅓이닝을 소화하며 사사구가 109개(97볼넷)에 달했다.
통산 1승 6패, 평균자책점 6.45에 그친 이유다.
퓨처스리그에서도 36경기 5승7패, 평균자책점 5.15, 106⅔이닝 122사구(110볼넷)로 합격점을 받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다.

◆사생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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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명예회복을 위해 변함없이 선발진 후보로 2024시즌을 준비했다.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대만 캠프 종료 후, 팔꿈치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진입이 불발됐다.
퓨처스 등판을 거치며 회복을 꿈꿨지만, 5월 우측 팔꿈치 내측인대 파열 소식과 함께 토미 존(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기로에 서면서 투수로서 시즌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수술 대신 재활을 택한 그는 지난달 19일, 타자 전향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기에 이르렀다.
근거가 전무한 선택은 아니었다.
고교 시절 타자로 35경기 출전해 타율 0.350(80타수 28안타) 3홈런 26타점 등을 기록했다.
2학년이었던 2019년에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국가대표로 4번 타자 중책을 맡기도 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에서 투타 겸업을 시도했으며, 그해 스프링캠프에서 투타 훈련을 병행하는 등 그간 꾸준히 신호를 보여왔다.

쉽지 않았던 결정, 짜릿한 데뷔 첫 홈런으로 귀결됐다.
롯데의 외인 에이스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뽑아낸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이었다.
남다른 배트 스피드로 빚어낸 시속 178㎞의 타구 속도가 백미였다.
2군에서 19경기 타율 0.232(69타수 16안타) 5홈런 13타점을 남기고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 야수로 등록된 그가 3번째 경기, 9타석 만에 빚어낸 평생 잊을 수 없는 한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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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장재영이 프로 첫 홈런을 때리고 문찬종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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