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恨 풀다…텍사스, 애리조나 꺾고 WS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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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5-0 승리… 최종 4승1패
서부지구 최하위 약체이던 팀
2년 만에 빅리그 최강자 성장
WS 우승 3회 ‘명장’ 보치 영입
투·타 보강 공격적 투자 등 주효
우승 일등공신 시거 MVP 차지
텍사스 레인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5차전이 열린 2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있던 텍사스가 5-0으로 앞선 9회말 2아웃 볼카운트 2B-2S에서 텍사스 불펜투수 조시 스보츠가 던진 커브가 바깥쪽 꽉 차게 들어왔다.
애리조나의 간판타자 케텔 마르테는 방망이를 휘두르지도 못했다.
주심의 손은 여지없이 삼진 콜. 1961년 창단 후 62년 만에 텍사스의 첫 WS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더그아웃에서 대기하고 있던 텍사스의 선수들은 모두 마운드로 뛰쳐나와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불과 2년 전인 2021시즌만 해도 텍사스는 정규리그에서 60승102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던 약체였다.
이에 텍사스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유격수 코리 시거(사진)에게 10년 총액 3억2500만달러를, 2루수 마커스 시미언에게 7년 총액 1억7500만달러를 안기며 센터라인을 보강함과 동시에 팀 타선의 화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텍사스의 공격적인 투자는 거침없었다.
과거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차례의 WS 우승(2010년, 2012년, 2014년)을 이끌었던 ‘명장’ 브루스 보치를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보치의 계약기간 3년 안에 WS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었다.
여기에 ‘건강하기만 하다면’ 지구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는 제이컵 디그롬을 5년 총액 1억8500만달러에 데려왔고, 준수한 선발요원인 네이선 이발디도 2년 3400만달러에 잡으며 투수진 보강에도 힘썼다.
가을야구 진출의 가능성이 보이자 텍사스는 시즌 중에도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을 보강했다.
특히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디그롬이 6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기 때문에 선발진 보강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역 최고 우완으로 꼽히는 맥스 셔저를 뉴욕 메츠에서 데려왔고, 준수한 좌완선발 조던 몽고메리도 유망주를 내주며 품었다.
텍사스의 과감한 투자는 창단 첫 WS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보치 감독이 때로는 뚝심 있게, 때로는 과감하게 용병술을 펼친 텍사스의 기세는 가을야구에서 거침이 없었다.
가장 거액을 들여 데려온 시거는 WS 5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6타점 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137의 맹타를 휘두르며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1차전에선 9회말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연장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3차전에서도 쐐기 투런포를 때려내며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202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리시즈 MVP에 올랐던 시거는 역대 네 번째로 2번의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선수가 됐다.
2개의 팀에서 월드시리즈 MVP가 된 것은 레지 잭슨(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뉴욕 양키스)에 이어 두 번째지만,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것은 시거가 최초다.
시미언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월드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첫 14경기에서 타율 0.194 0홈런 2타점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시미언은 3차전에서 결승 적시타를 때려냈고, 4차전에선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도 9회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사실상 WS 우승을 확정짓는 쐐기 투런포를 때려냈다.
마운드에서도 ‘영입파’의 활약이 이어졌다.
이발디와 몽고메리는 포스트시즌 내내 호투를 거듭하며 ‘원투펀치’로서 역할을 다 해줬다.
이번 텍사스의 WS 우승이 더욱 대단한 것은 아메리칸리그 5번 시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느라 홈어드밴티지를 WS 외에는 누릴 수 없었기 때문. 이번 가을야구에서 텍사스가 치른 17경기(13승4패) 중 11경기가 원정경기였다.
놀랍게도 텍사스가 원정에서 올린 승리는 무려 11승. 원정 전승이었다.
당연히 특히 7차전까지 갔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홈에서 3경기를 내주고, 원정에서 4경기를 이겨냈다.
그야말로 ‘미러클 텍사스’인 셈이다.
텍사스의 우승으로 이제 WS 우승 트로피를 갖지 못한 팀은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밀워키 브루어스,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5개 팀만 남게 됐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부지구 최하위 약체이던 팀
2년 만에 빅리그 최강자 성장
WS 우승 3회 ‘명장’ 보치 영입
투·타 보강 공격적 투자 등 주효
우승 일등공신 시거 MVP 차지
텍사스 레인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5차전이 열린 2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있던 텍사스가 5-0으로 앞선 9회말 2아웃 볼카운트 2B-2S에서 텍사스 불펜투수 조시 스보츠가 던진 커브가 바깥쪽 꽉 차게 들어왔다.
애리조나의 간판타자 케텔 마르테는 방망이를 휘두르지도 못했다.
주심의 손은 여지없이 삼진 콜. 1961년 창단 후 62년 만에 텍사스의 첫 WS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더그아웃에서 대기하고 있던 텍사스의 선수들은 모두 마운드로 뛰쳐나와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불과 2년 전인 2021시즌만 해도 텍사스는 정규리그에서 60승102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렀던 약체였다.
이에 텍사스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유격수 코리 시거(사진)에게 10년 총액 3억2500만달러를, 2루수 마커스 시미언에게 7년 총액 1억7500만달러를 안기며 센터라인을 보강함과 동시에 팀 타선의 화력을 크게 끌어올렸다.
과거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차례의 WS 우승(2010년, 2012년, 2014년)을 이끌었던 ‘명장’ 브루스 보치를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보치의 계약기간 3년 안에 WS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었다.
여기에 ‘건강하기만 하다면’ 지구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는 제이컵 디그롬을 5년 총액 1억8500만달러에 데려왔고, 준수한 선발요원인 네이선 이발디도 2년 3400만달러에 잡으며 투수진 보강에도 힘썼다.
가을야구 진출의 가능성이 보이자 텍사스는 시즌 중에도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을 보강했다.
특히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디그롬이 6경기만 던지고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기 때문에 선발진 보강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역 최고 우완으로 꼽히는 맥스 셔저를 뉴욕 메츠에서 데려왔고, 준수한 좌완선발 조던 몽고메리도 유망주를 내주며 품었다.
텍사스의 과감한 투자는 창단 첫 WS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보치 감독이 때로는 뚝심 있게, 때로는 과감하게 용병술을 펼친 텍사스의 기세는 가을야구에서 거침이 없었다.
가장 거액을 들여 데려온 시거는 WS 5경기에서 타율 0.286 3홈런 6타점 6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137의 맹타를 휘두르며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1차전에선 9회말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연장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고, 3차전에서도 쐐기 투런포를 때려내며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2020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리시즈 MVP에 올랐던 시거는 역대 네 번째로 2번의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선수가 됐다.
2개의 팀에서 월드시리즈 MVP가 된 것은 레지 잭슨(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뉴욕 양키스)에 이어 두 번째지만,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한 것은 시거가 최초다.
시미언도 그에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월드시리즈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첫 14경기에서 타율 0.194 0홈런 2타점의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시미언은 3차전에서 결승 적시타를 때려냈고, 4차전에선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도 9회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사실상 WS 우승을 확정짓는 쐐기 투런포를 때려냈다.
마운드에서도 ‘영입파’의 활약이 이어졌다.
이발디와 몽고메리는 포스트시즌 내내 호투를 거듭하며 ‘원투펀치’로서 역할을 다 해줬다.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선수들이 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애리조나에 5-0으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마운드로 뛰쳐나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피닉스=EPA연합뉴스 |
놀랍게도 텍사스가 원정에서 올린 승리는 무려 11승. 원정 전승이었다.
당연히 특히 7차전까지 갔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홈에서 3경기를 내주고, 원정에서 4경기를 이겨냈다.
그야말로 ‘미러클 텍사스’인 셈이다.
텍사스의 우승으로 이제 WS 우승 트로피를 갖지 못한 팀은 김하성이 뛰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밀워키 브루어스,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5개 팀만 남게 됐다.
남정훈 기자 [email protected]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토토힐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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