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았던 게 화를 키웠다” 또 한 번 껍질 깬 박세리 “누군가의 꿈 도우려면 잘못을 바로 잡아야 했다”[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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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천륜에 관한 문제다.
쉽게 결정할 수 없다.
가족이어서 침 한 번 삼키기를 반복했다.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름이 공개된 탓에 소문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눈덩이는 이름을 걸고, 후배들에게 길을 닦아주려 만든 곳까지 덮칠 기세다.
할 수 있는 건 해야했다.
“이시간 이후로는 어떤 채무도 대신 책임지지 않겠다.
”
한국 여자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박세리(47) 바즈인터내셔널 대표가 용기를 냈다.
그는 18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스페이스쉐어 삼성코엑스센터에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고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률 대리인과 함께 전면에 나섰다.
무거운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세리는 “항상 좋은 일로만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런 일로 인사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 문제다.
부친 박준철 씨가 재단 인장을 위조해 새만금 해양레저 관광 복합단지 사업에 참여하려 한 사실을 인지해 이사회를 통해 경찰에 고소했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돼 수사 중이다.
쉽게 얘기하면 아버지가 딸 명의를 도용해 수익사업에 발을 담갔다.
적지 않은 액수가 걸린 것으로 알려졌고, 박씨 얘기를 믿고 골프국제학교 등의 설립 계획으로 사업에 참여한 업체도 퇴출되는 등 예상보다 피해가 커졌다.
이 과정에 ‘박세리의 집이 경매에 나왔다’ ‘박세리 희망재단이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는 등 사실이 아닌 보도가 이어졌다.
명백한 2차가해로 볼 수 있는 대목. 박세리는 “최근 사건에 대해 사실대로 보도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내용도 있어서 짚고 넘어가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도움을 주기위해 만든 재단이 불필요한 구설수에 빠져 어려움을 겪으면, 유망주들의 꿈이 꺾일 수밖에 없다.
가족문제를 공개석상에서 정면돌파하겠다고 다짐한 것도 ‘후배들을 돕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와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선수생활을 하고보니 내 꿈이 누군가의 꿈이 되는 순간, 이것도 내 꿈이 되더라. 누군가는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데,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유망주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꿈과 희망을 주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오늘부터 이 마음이 더 굳건해질 것 같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담담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지만,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다.
어쨌든 가족이어서, 심장을 도려내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게 인지상정이다.
“막을 수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참았던 눈물을 쏟은 박세리는 “화가 너무 나서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계속 막았다.
아버지와 의견이 완전히 달랐는데, 내 선택 권한은 없더라. 그래서 각자 갈 길을 가는 방법을 택했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아버지여서 참고 또 참았다고도 했다.
“줄 선 것처럼, 매번 또다른 채무자가 등장하더라”고 말할 때는 마이크를 쥔 손을 떨릴만큼 분노를 참았다.
박세리는 “현 상태로는 아버지와 관계회복이 될 것 같지 않다”면서도 “가족일이 가장 어려운 것 아니겠나. 뭐라고 확답할 수 없다.
다른 가족들도 힘든 상황이다.
조금씩만 이해해달라”고 읍소했다.
남의 일이라고 멋대로 휘갈기는 행태에 정중하게 ‘멈춰달라’고 얘기했다.
“내가 다 할 수 있을줄 알았다.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가족이니까”라며 입술을 깨문 박세리는 “계속 참고, 계속 대신 갚아준 게 화를 키운 게 아닌가 싶다.
이제는 나도 할 일이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야 한다.
앞으로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정확히 짚고 넘어가겠다”고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그림같은 샷으로 세계를 제패한 박세리가 또 하나의 껍질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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