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방해’ 혼돈에 빠졌던 창원의 2루 베이스…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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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두산베어스 제공

뜨거운 감자다.

프로야구 두산과 NC가 5일 맞대결을 펼친 창원NC파크. 1-0으로 리드하던 두산 공격이 펼쳐진 9회초에 떠들썩한 장면이 나왔다.
1아웃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이유찬이 2루 도루를 감행했다.
포수 박세혁의 송구가 김주원에게 향해 태그가 이뤄졌다.
2루심의 최초 판정은 세이프. 정해진 수순처럼 NC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과는 원심 번복, 아웃 선언이었다.
이유찬이 뻗은 왼손이 태그를 시도하는 김주원의 왼발에 가로막히면서 주자의 베이스 터치가 늦어졌기 때문.

두산 이승엽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김주원의 업스트럭션(주루 방해)에 대한 어필이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의 결과는 KBO 리그 규정에 명시된 표현대로 ‘최종적’이다.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는 뜻. 이승엽 감독의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규정대로 감독 퇴장까지 이어졌다.
상황은 종료됐고, 두산은 9회말 1-1 동점을 허용해 진입한 연장에서 4-1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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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중계화면 캡처

경기는 끝났지만, 주루 방해에 대한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야수가 주자의 주로를 어느 정도 막아야 주루 방해가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수비수의 의도성도 조금은 애매한 문제다.
자칫 주자의 심각한 부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 모두가 예민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는 중이다.
실제로 이날 이유찬은 왼쪽 엄지가 부어올라 곧장 교체돼 아이싱에 들어가기도 했다.

다만 이번 문제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이용혁 2루심이 최초에 선언한 원심에서 비롯된 혼돈이었다.
이용혁 심판의 판정은 타이밍상 세이프가 아닌 주루 방해에 의한 세이프였다.
이용혁 심판은 최초에 양 팔을 옆으로 곧게 뻗는 세이프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두 팔을 들어 타임을 뜻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손가락으로 베이스 주위를 가리킨 후, 세이프 제스처를 취했다.

규정상 정해진 주루 방해 선언이다.
야구규칙에 따르면 ‘주루 방해를 당한 주자에게 플레이가 벌어지고 있는 경우 심판원은 타임을 선고할 때와 마찬가지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업스트럭션(주루 방해) 신호를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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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야구규칙

그렇다면 비디오 판독은 이뤄질 수 없다.
KBO 규정에 명시된 비디오 판독 대상 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홈 플레이트 충돌 및 방해 혹은 더블플레이 상황에 발생하는 2루 슬라이딩으로 인한 방해는 판독이 가능하지만 2루 혹은 3루에서 일어난 주루 방해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NC의 비디오 판독 요청은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오석환 심판위원장은 “전일수 주심이 2루심과 거리가 좀 멀어져 있다보니 주루 방해로 인한 세이프가 아닌 타이밍 상 세이프라고 판정을 이해해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넘기기에는 아쉬운 순간이 너무나도 많다.
주루방해를 선언한 이용혁 2루심 본인이 직접 판독센터와의 소통을 위해 헤드셋을 착용하러 왔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주루방해로 인한 세이프이기 때문에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전일수 주심에게 건넸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일이다.

오 위원장은 “2루심은 오히려 아주 칭찬 받을 판정을 내린 거다.
하지만 현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그 말을 하지 못했다.
안타까운 일이다”고 말했다.
혹시 2루에서의 주루 방해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심판들이 인지하지 못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2루심도 그 규정을 알고 있었다.
다만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 실수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주심은 일반적인 아웃-세이프에 대한 것이라고 이해를 했기에 요청을 받아들였다.
명확한 소통 부재”라는 답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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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KBO 관계자 또한 “사무국도 이에 대해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다.
현장에서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있었다.
2루심이 비디오 판독 진행을 막았으면 됐는데, 팀장(전일수 주심)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명백한 심판진의 실수다.
오석환 심판위원장은 “해당 심판진들에 대한 징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KBO 사무국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KBO 또한 “오 위원장의 말대로다.
상황을 더 면밀히 검토한 후,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창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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