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과의 짧은 산책…오원석은 QS 8K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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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71632508618.jpg 사진=이혜진 기자
“감독님과의 산책이요? 언제든지 할 수 있죠.”

좌완투수 오원석(SSG)이 승리의 빛을 냈다.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을 책임졌다.
3피안타(1홈런)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특히 탈삼진 능력이 인상적이다.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수치다.
이 부문 자신의 최다 기록은 2021년 4월 28일 인천 KT전 신고한 9개다.

입단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첫 해부터 곧바로 1군 무대를 밟았다.
2022년부턴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지난해 태극마크도 달았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무대를 밟았다.
경험이 쌓이는 만큼 기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을 터. 아쉽게도 올 시즌 기복이 있었다.
이날 전까지 12경기서 3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88을 마크했다.
경기 당 평균 4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17171632515875.jpg 사진=SSG랜더스 제공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숭용 SSG 감독은 오원석과 잠시 외야를 걸었다.
사실 감독이 각 잡고 면담을 하자고 하면 선수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다.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자 한 이유다.
긴 시간은 아니었고 외야를 왔다갔다 한 바퀴 도는 정도였다.
오원석은 “감독님께서 ‘자신을 믿고 편하게 생각하라’고 하시더라.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면 마운드 위에서 어렵게 가게 된다’고 ‘의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고 귀띔했다.

수장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이날 오원석은 경기 초반부터 연달아 삼진을 잡아내며 묵직한 구위를 자랑했다.
직구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최고 139㎞) 슬라이더, 커브 등 예리한 변화구를 앞세웠다.
특히 스트라이크존을 넘나드는 커브에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오원석은 “커브 비중을 높인 뒤 결과가 괜찮다 보니 계속 쓰게 되는 듯하다.
상대 타자들도 어려워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진 개수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17171632525703.jpg 사진=SSG랜더스 제공

효율성도 높았다.
총 투구 수가 80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승부했다는 의미다.
나아가 5회 이후에도 안정감 있는 피칭을 했다는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간 잘 던지다가도 경기 중반 갑자기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5회가 고비였다.
피안타율이 0.500에 달한다.
오원석은 “한두 번 그런 경기를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의식을 했던 것 같다.
생각도 많아지고 좀 다르게 해보려고도 했는데, 편하게 임하니 오히려 결과가 더 좋더라”고 전했다.

선발진 고민이 많은 SSG다.
55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6.56에 달했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
특히 최근 8연패(5월 19일 고척 키움전~29일 인천 LG전)를 하는 동안엔 무려 9.89까지 치솟았다.
개막 전 구상한 그림과 많이 틀어졌다.
외인 쪽만 하더라도 로버트 더거는 올 시즌 1호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재활 중이다.
새로 영입한 드류 앤더슨이 적응 중인 가운데 대체외인 제도로 시라카와 케이쇼가 합류했다.
오원석은 “책임감도 책임감이지만, 등판했을 때 열심히 던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17171632549796.jpg 사진=SSG랜더스 제공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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