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이 터졌다, 연패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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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이 타구를 바라보며 베이스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중요할 때 한방, 역시 최정의 몫이었다.

프로야구 SSG는 3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맞대결에서 8-2 승리를 거뒀다.
19일 고척 키움전부터 이어진 시즌 8연패 터널이 드디어 끝을 맞이했다.
시즌 26승(1무28패) 신고와 함께 5할 승률 회복을 바라본다.

연패의 압박감을 이겨내는 건 쉽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은 늪이었다.
SSG의 최근 8연패가 전신 SK시절 2020년 8월 28일부터 9월 9일에 나온 11연패 기간 이후, 3년 8개월 만이었기 때문. 반드시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SSG 더그아웃을 지배했던 배경이다.

낙담할 수만은 없었다.
어깨가 가장 무거웠을 선발 투수 드류 앤더슨이 먼저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로버트 더거의 대체 외인으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그는 이날 6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수놓았다.
개인 최다 이닝, 최다 투구수를 찍은 역투였다.

옥에 티는 타선에 있었다.
상대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1회초 희생 번트와 희생플라이로 1점을 짜낸 후, 긴 침묵에 휩싸였다.
앤더슨이 97구를 뿌려 사실상 투구가 종료된 6회말까지 1-2로 무기력하게 끌려갔던 SSG다.
이대로라면 결국 승기를 돌리지 못하고 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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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해결사가 나타났다.
바로 SSG의 상징인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이었다.
6회말 첫 타자 최지훈이 중전 안타로 나가 2루를 훔치며 득점권 찬스가 만들어졌다.
놓치지 않았다.
1B2S에서 최원태의 느린 커브가 한복판에 몰리는 걸 그대로 받아쳤다.
중견수 홍창기가 펜스에 바짝 붙었지만 닿을 수 없던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는 역전 투런포로 연결됐다.
KBO리그 최다 홈런 주인공 최정의 시즌 14호, 통산 472번째 아치는 그렇게 극적으로 빚어졌다.

쾌투를 펼치고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앤더슨도 이 홈런포로 승리 투수 요건을 얻어냈다.
SSG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크게 두 팔을 벌려 기뻐했던 이도 역시 앤더슨이었다.
최정의 한방 덕에 앤더슨을 향한 타자들의 마음 속 짐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혈이 뚫렸다.
최정의 홈런에 이어 우전 안타로 출루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상대 실책을 틈타 홈을 밟으며 6회말 4-2로 앞섰다.
열심히 도망쳤다.
7회말 3루타를 때린 정준재가 이어진 야수선택에 추가점을 올렸다.
그리고는 안타가 물밀듯 쏟아지며 랜더스필드가 뜨거워졌다.
그렇게 4점짜리 빅이닝을 만든 SSG는 8-2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그렇게 길었던 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정의 한방이 빚어낸 나비효과였다.
그의 최종 성적표는 3타수 2안타 1홈런 1도루 3타점, 화려함과 영양가를 모두 잡았다.
어깨 부상 속에서 최근 몇 경기를 건너 뛰기도 했던 그였지만, 완벽하지 않은 감각 속에서도 팀이 기대한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최정 랜더스’는 괜히 생겨난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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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인천=허행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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