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을 지탱한 2가지 키워드, KCC 그리고 팬 [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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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용인=이웅희 기자] 전창진(61) 감독이 우여곡절 끝에 부산 KCC를 이끌고 다시 정상에 섰다.
흔들릴 때마다 전 감독을 지탱한 것은 KCC와 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다.
전 감독이 이끈 KCC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왕좌에 올랐다.
KBL 사상 첫 정규리그 5위팀의 우승이다.
전 감독은 “이전까지 세 차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지만, 이번 우승은 좀 달랐다”면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해보자 마음먹고 했는데 끝나니 너무 힘들고,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1963년생인 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프로농구에서 최연소 우승 감독과 최고령 우승 감독 타이틀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21년 전인 2002~2003시즌 원주 TG삼보(현 DB)에서 처음 우승했고, 올해 다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전 감독은 “처음 우승할 때는 어린 나이였다.
성취감이 컸고, 선배들을 이겼다는 자부심도 컸다”면서 “첫 우승 때 허재가 당시 우리 팀 선수였는데 이번에는 허재의 아들 허웅이 챔프전 MVP로 활약하며 우승했다”며 웃었다.
그토록 바라던 해피엔딩이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허웅, 송교창, 최준용, 이승현, 라건아 등 화려한 라인업의 KCC는 시즌 개막 전부터 ‘슈퍼팀’이라 불렸다.
하지만 리그 5위에 그쳤다.
전 감독은 “시즌 초반 성적 때문에 그만두겠다고 얘기도 했었다.
우승해야 욕을 먹지 않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6라운드 막판에야 완전체로 훈련을 제대로 한 거 같다”면서 “그 사이 정말 심한 욕도 들었는데 ‘내가 이 나이에 그런 욕까지 들으며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시즌을 마지막으로 결과에 상관없이 그만둬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실제로 전 감독은 시즌 때도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하지만 우승 후 전 감독은 당초 계약대로 한 시즌 더 팀을 이끌기로 했다.
전 감독은 “우승한 뒤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님 묘에도 다녀왔다.
KCC는 힘들었던 내게 다시 기회를 줬던 곳이다.
인생의 은인과도 같다.
이번 우승으로 구단에 빚진 걸 조금은 갚지 않았나 싶다.
우승 후에 구단에서 계속 맡아주길 제안했고,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역시 전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 감독은 “PO와 챔피언결정전 때 부산 팬분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주셨다.
선수들도, 나도 그 힘을 받았다고 본다.
부산에서 우승 행사를 할 때도 3400명이 와주셨다.
팬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는데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후배 지도자들과 경쟁하고 있는 전 감독은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과거 호랑이라 불리던 카리스마도 지우고 있다.
전 감독은 “선수들을 야단치고 몰아붙이는 방식은 이제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 했다.
많이 참으며 선수들의 말을 듣게 됐다.
강양택 코치가 옆에서 나를 많이 가라앉히면서 도와줬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됐다고나 할까”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우승은 어제 내린 눈이라고 했다.
다시 팀 전력을 다지는데 집중한다.
전 감독은 “필리핀으로 넘어가 아시아쿼터 선수도 물색해야 하고, 6월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클럽 대회에도 출전해야 한다”면서 “두바이 대회도 치르기 때문에 비시즌 훈련 일정을 잘 짜야 한다.
정규리그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며 우승하는 게 목표다.
진짜 마지막인 내 농구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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