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야구 트렌드 만든 LG, 선구자면 뭐하나 당하기만 하는데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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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 기자] KBO리그는 유행에 민감하다.
구단 고유의 철학을 내세우기보다는 소위 잘나가는 구단의 모습을 카피하는 데 열을 올린다.
즉 우승팀 경기 스타일이 빠르게 다른 팀으로 퍼져나간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LG와 올해 KBO리그 모습이 그렇다.
2023년 LG는 무모할 정도로 많이 뛰었다.
267차례 도루를 시도했고 166번 성공했다.
성공률은 62.2%에 불과했으나 멈추지 않았다.
도루 외에 폭투시 진루와 주자 3루에서 콘택트 플레이 등 주력을 기반으로 한 움직임 자체가 많았다.
2023년 도루 시도 부문 최하위 세 팀(키움 65회·한화 89회· KT 117회)을 합쳐야 LG와 비슷했다.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도가 높고, 장타를 중시하는 흐름에 따라 뚝 떨어진 도루 숫자를 LG가 다시 키웠다.
올해에는 보다 많은 팀이 LG처럼 베이스를 향해 몸을 날린다.
때마침 메이저리그(ML)처럼 베이스 크기 확대까지 이뤄지면서 이른바 ‘대도’에게 유리해졌다.
시범 운영 중인 피치클락도 이듬해 정식으로 운영되면 도루 성공률은 더 올라갈 것이다.
LG는 앞으로 맞이할 변화를 알고 미리 뛰었다.
다른 팀도 흐름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22일 기준 도루 시도 1위는 역시 LG(109회). LG에 이어 KIA와 두산(74회), SSG(69회), NC(60회)가 뒤를 잇는다.
SSG의 경우 지난해 도루 시도 124회로 이 부문 7위에 그쳤는데 올해는 49경기 만에 지난해 절반 이상을 뛰었다.
리그 전체 도루 시도 숫자만 봐도 지난해 1437개에서 올해는 1752개 페이스다.
많이 뛰는 만큼 대처도 잘한다.
상대가 뛸 상황에 대비하며 주자를 지운다.
LG와 상대하는 팀들이 그렇다.
지난 16일 LG와 키움의 잠실 경기. 7회말 대주자로 출장한 최원영이 3루에서 견제사를 당했다.
키움 포수 김재현과 3루수 고영우는 최원영의 리드 폭이 유독 큰 것을 머릿속에 넣었다.
3루 송구로 최원영을 잡으면서 7회말 2사 3루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았다.
최원영 견제사에 앞서 문성주의 2루 도루를 잡은 것까지 한 이닝 아웃카운트 두 개를 주자를 지우면서 올렸다.
키움은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지난 22일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대전에서 열린 LG와 한화 경기. 5회초 LG는 가운데 펜스 상단을 때리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린 김현수를 대주자 박해민으로 교체했다.
이후 박해민은 3루까지 진루했는데 3루에서 견제사로 태그 아웃당하며 허무하게 5회초가 끝났다.
이해하기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경기 후반이 아닌 중반에 대형 타구를 터뜨린 핵심 타자를 교체한 것.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당했던 3루 견제사를 반복한 것. 무엇보다 교체된 박해민의 최근 5경기 타율(0.263)이 높지 않은 것을 보면 그렇다.
대주자로 나서며 3번 타순에 들어간 박해민은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혹시 모를 김현수의 부상 이슈가 있는 게 아닌가 했지만, 당시 교체는 부상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캠프 기간 주루플레이에 디테일을 더할 것을 강조했다.
지난해에는 확률이 낮아도 습관을 들이는 데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확률을 높일 것을 다짐했다.
실제로 도루 성공률은 올라갔다.
지난해보다 약 11% 높은 73.4%다.
그러나 리그 평균(75.7%)에는 미치지 못한다.
더불어 주루사도 20회로 이 부문 최다 공동 2위다.
흐름을 주도한 선구자는 맞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선구자’라는 타이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짧은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첫 50경기 승패 마진 플러스 2에 그친 디펜딩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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