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울분을 토해내듯…배지환, 치고 달리고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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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기다렸어, 어서와!’

배지환(피츠버그 파이리츠)이 마침내 부름을 받았다.
피츠버그는 22일 우완투수 라이더 라이언을 내리고 배지환을 콜업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 로스터에 포함되는 순간이었다.
곧바로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홈경기에 9번 및 중견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역 매체인 피츠버그트리뷴리뷰는 “배지환은 스피드와 수비적 다양성, 뜨거운 타격을 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높은 기대치, 기약 없는 부름

지난 시즌 배지환은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111경기에 나섰다.
빅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지(2022년 10경기) 2년 만에 세 자릿수 경기 수를 기록했다.
빠른 발과 내·외야를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로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던 배경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스프링캠프서 고관절 부상을 당한 것.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했다.
부상자명단(IL)에 올랐다.
회복을 거쳐 마이너리그로 옮겼다.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문제는 뜨거운 타격감에도 피츠버그의 움직임이 없었다는 점이다.
트리플A인 인디애나폴리스서 소속으로 27경기에 나서 타율 0.367(98타수 36안타) 4홈런 15타점 등을 기록했다.
인터내셔널리그 타율 1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OPS(출루율+장타율)이 무려 1.030에 달했다.
팀 타율이 MLB 하위권을 맴돌고 있었기에(21일 기준 0.226, 27위) 아쉬움은 더 컸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 매체는 “그간 인내심을 발휘했지만 이제는 행동을 취해야할 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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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안타에 볼넷, 도루, 득점까지

단단히 이를 갈았을 터. 데릭 셸턴 피츠버그 감독은 이날 “배지환은 트리플A서 뛰어난 타격감을 자랑하며 MLB 올라올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물 만난 고기가 따로 없었다.
첫 경기에서부터 자신의 장기를 맘껏 발휘했다.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 펄펄 날았다.
첫 타석은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출루에 성공했다.
로건 웹과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골라낸 것. 이후 도루에 득점까지 해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9회 말이다.
2-6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1사 만루에서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때려내며 흐름을 바꾼 것. 카멜리오 도발의 2구째 98.7마일 싱커를 제대로 받아 쳤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피츠버그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 6-6 균형을 맞췄다.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10회 말 승부치기서 닉 곤잘레스가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면서 경기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시즌 23승36패를 작성했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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