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원석…조동욱이 반짝반짝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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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조동욱이 마운드 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처음엔 진짜 긴장되더라고요.”

프로야구 한화는 지난 몇 년간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2020시즌부터 2022시즌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좌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 속에 희망도 있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씨앗을 심었다.
걸출한 유망주들을 대거 수집했다.
이들이 싹을 틔워 꽃을 피운다면, 보다 탄탄한 전력을 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문동주가 신인왕에 등극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해도 성장은 계속된다.
전체 1순위 황준서에 이어 조동욱까지 강렬한 첫인사를 건넸다.

조동욱은 2024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2일 대전 키움전서 데뷔전을 치렀다.
제대로 사고를 쳤다.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비자책)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작성,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한화 소속으론 류현진(2006년), 황준서(2024년)에 이어 3번째. 고졸 신인의 데뷔전 QS는 양창섭(2018년 3월28일) 이후 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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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조동욱이 KBO리그 데뷔전서 첫 승을 거둔 뒤 동료들로부터 물세례를 받고 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법이다.
조동욱은 퓨처스리그(2군)에서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5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74 등을 기록했다.
당초 한화는 이날 문동주를 콜업하려 했다.
하지만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고 판단, 대체선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조동욱은 꿈에 그리던 1군 무대에 서게 됐다.
빼곡하게 들어선 관중 앞에서 조동욱은 제 기량을 맘껏 자랑했다.
6회까지 투구 수는 70개. 직구를 바탕으로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섞었다.

긴장이 안됐다면 거짓말일 터. 침착하게 주변 조언들을 떠올렸다.
‘괴물’ 류현진과 든든한 안방마님 최재훈이 대표적이다.
조동욱은 “(류)현진 선배님께서 너무 잘하려 하지 말고 편하게 하면 좋을 결과가 있을 거라고 말해주셨다.
(최)재훈 선배님은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미트만 보고 세게 던지라고 하셨다”면서 “마운드에 올라가니 그 말들이 생각나더라”고 밝혔다.
한 차례 실책이 나오긴 했으나 야수진도 3~5회 연속 득점을 올리며 루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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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화이글스 제공 / 조동욱(왼쪽)과 황준서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선의의 경쟁자가 있다는 것도 큰 동기부여다.
황준서다.
심지어 같은 장충고 출신이다.
황준서가 먼저 출격했다.
3월 31일 대전 KT전에 선발로 등판, 5이닝 1실점(1자책)으로 역시 승리를 노래했다.
같은 팀에서 두 명의 고졸 신인이 데뷔전 선발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동욱은 “(황)준서랑 워낙 친하다 보니 마운드 거리에서부터 공인구 등 이것저것 물어봤다.
2군이랑 똑같다고 생각하고 던지라더라”고 밝혔다.
아기독수리들의 날갯짓에 관심이 쏠린다.

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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