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중심’ 광주 이정효 감독 “2위 목표…좁은 축구판에 사명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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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023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는 한 편의 동화를 써 내려 가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돌풍의 ‘승격팀’ 광주FC다.
지난해 역대 최단 기간 K리그2 우승으로 승격한 뒤 이번 시즌 1부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하더니 35라운드 기준 우승을 확정 지은 울산 현대와 2위 포항에 이어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 중심엔 사령탑인 이정효 감독이 있다.
부임 첫해 팀의 승격을 이루고, K리그1에서도 광주의 반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 축구에서 가장 뜨거운 감독으로 거듭났다.

이런 이 감독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위를 바라본다.
이 감독은 지난달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할 때 선수들에게 3위를 하자고 했다.
선수들도 웃었다”면서도 “경기를 치르며 과정에 집중하다 보니 선수들도 믿고 노력했다.
성과도 따라 파이널 라운드를 3위로 시작했는데, 가시권에 있는 포항을 잡고 2위로 시즌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그 일정이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3위 광주(승점 57·16승 9무 10패)와 2위 포항(승점 60·15승 15무 5패)의 승점 차는 3에 불과하다.

리그 판도를 흔든 광주의 팀 색깔은 ‘공격 축구’로 정평이 나 있다.
끊임없이 상대를 압박해 공을 빼앗고, 빠른 공격 전환으로 득점을 노린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훈련도 실전처럼 강도 높게 진행된다.
이 감독은 “단순히 훈련량이 많은 것이 아니라 상당히 빠르게 진행된다.
선수들이 훈련을 매우 힘들어 한다”며 “올여름 합류한 베카처럼 이적생들은 처음엔 버거워 하지만 결국 적응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주전이 없다.
훈련에서 안일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경기에서 배제한다.
그래서 선수들이 연습 때 전부 열심히 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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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이 이처럼 공격 축구를 지향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선수들의 성장과 팬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다.
이 감독은 “선수는 용감하게 도전해야 성장한다.
공격적으로 전방에 패스하다 실수를 해도 다그치지 않는 이유”라면서 “자꾸 시도하고 경험해야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의 이런 지도 아래 기량이 만개한 선수들도 많다.
특히 미드필더 이순민은 30살의 나이에 생애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되기도 했다.

광주의 팬들도 구단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재미와 성적을 함께 챙기면서 ‘야구의 도시’ 광주에도 축구 붐이 일고 있다.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매진 사례가 속출한다.
이 감독은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졌다.
이기고 있는 후반 추가 시간에도 ‘한 골 더’를 외칠 정도로 광주의 축구를 좋아해 주신다”며 “팬들의 성원에 자부심을 느낀다.
공격적으로 더 좋은 축구를 하기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웃었다.

‘깜짝 돌풍’으로 여겨지는 광주 축구는 결코 갑작스레 탄생하지 않았다.
인고의 시간을 거친 이 감독이 정성을 쏟아 지금에 이르렀다.
2년차 사령탑인 그는 감독으로는 ‘초년병’이지만 프로 무대에서 코치 생활만 8년가량 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그는 “바로 감독이 된 것이 아니라 긴 코치 경험이 축적됐다”며 “프로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공부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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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정효 감독
선수 시절 연령별 국가대표를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비스타’ 출신인 이 감독은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이 감독은 “(한국의) 축구판은 좁다.
기존 프로축구 감독을 정할 때 경력과 이름값으로만 하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대표 경험도 없었던 선수 출신으로 노력해 여기까지 왔다.
다른 능력 있는 젊은 지도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내가 잘해야 한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리그 내내 직설적인 인터뷰와 과감한 경기 운영 등으로 ‘K-모리뉴(K리그의 조제 모리뉴 감독)’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그는 “승부욕이 강한 평소 성격이다”면서도 “전쟁에 나가 싸우는 데 우리 편이 살고, 상대가 죽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선수와 구단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프로팀 감독 2년 차에 스타로 떠오른 이 감독은 지도자로서의 목표는 뭘까. 그는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꼽았다.
대표팀보다는 클럽팀을 선호하는 이유다.
일부 축구팬들이 한국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이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로 꼽기도 하지만 그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매일 선수들과 운동장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기가 있을 때 잠깐 모여 떠나는 대표팀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 때는 한계를 느꼈지만,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니 성장에 한계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선수들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 고민이 큽니다, 많은 선수가 성장해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그러면 한국 축구의 수준도 높아지지 않을까요. 일본은 앞으로 월드컵 우승을 향해 달린다고 하는데, 한국도 조별리그 통과가 아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장한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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