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부산서 한·미 2000안타…추신수 “마치 정해진 각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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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정해진 각본처럼 느껴지더라.”

추신수(SSG)의 방망이가 다시 힘을 낸다.
24일 부산 롯데전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한·미 통산 2000안타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해당 볼을 전달받은 추신수는 가벼운 입맞춤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추신수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더라. 주변 지인들에게 축하전화를 많이 받았다.
사실 좀 쑥스럽기도 하더라”면서 “야구는 마치 하늘에서 누군가가 조정하는 것 같다.
정해진 각본처럼 느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홉수였을까.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17일 인천 KIA전에서부터 8경기 연속 빈손이었다.
추신수는 “우리 팀은 안타를 치고 나가면 (손가락으로 L자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나. 그게 너무 하고 싶더라”고 말했다.
개막 직후 입은 부상 여파도 있었을 터. 지난달 23일 롯데와의 홈 개막전서 상대 선발투수 애런 윌커슨이 던진 견제구에 손가락을 맞았다.
오른손 약지에 실금이 확인됐다.
16일 만에 1군 엔트리로 돌아왔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복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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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안타가 있을까. 추신수는 “아무래도 메이저리그(MLB) 첫 안타가 아닐까 싶다.
빗맞아서 배트가 부러졌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이었던 2005년이었다.
5월 4일 LA에인절스전서 대타로 나서 감격스러운 안타를 때려냈다.
눈물 젖은 빵을 견디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올라갔기에 울림은 더욱 컸다.
추신수는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안 좋은 것들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힘을 길렀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20년까지 미국에서 16시즌 동안 통산 1671안타를 때려냈다.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바이러그 감염증(코로나19)이 아니었다면 또 다른 그림이 펼쳐졌을 수 있다.
당시 리그 개막이 미뤄졌을 뿐 아니라 축소 진행됐다.
2021년부터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추신수는 “팬데믹 현상이 한 2년 정도 지속됐다.
그게 아니었다면 미국에서 2~3년은 더 뛰었을 것”이라면서 “그전까진 2000안타도 빅리그에서 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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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SG랜더스 제공

공교롭게도 고향인 부산에서 2000안타를 완성했다.
특히 사직구장은 어린 시절 삼촌을 따라 자주 찾았던,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키웠던 곳이다.
곳곳에 추억이 깃들어 있을 터. 추신수는 “그 시절 거의 매일 야구장에 왔다.
부산 팬 분들 정말 대단하지 않느냐.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야구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전서 기록을 세우게 돼) 죄송하기도 하고, ‘저 잘 컸어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 진심을 전했다.

올해는 선수 추신수를 볼 수 있는 마지막 해다.
라스트 댄스에 돌입했다.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
추신수는 “마음이야 평생 야구를 하고 싶다”면서도 “선수생활을 하는 내내 참 많은 부상을 당했다.
그래도 지난해까진 경기에 딱 들어가면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안 좋은 부위가 자꾸 신경 쓰이더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경기 수가 줄어들수록 아쉽지 않을까. 추신수는 “아직은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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